후기

후기는 단순히 아트라상에 대한 신뢰를 얻고자 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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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통보한 사람이 재회하는 방법

쫑아2020 / 08 / 02
안녕하세요. 17년도에 상담 두 번 받았던, 여성내담자입니다. 쌤들은 여전히 잘 계시는지 문득 궁금해지네요.

저는 처음 상담 받았을 때, 이미 프레임 신뢰감을 다 말아 먹은 상태라 아트라상을 찾으며 울며겨자먹기로 신청했었습니다. 전형적인 연애를 못하는 여자, 저프저신으로 답변 받았고 따끔하게 혼나기만 했었어요^^;

그래도 지침과 공백기를 꼭 잘 지키며 내적프레임을 다지고 있었는데 어느 날, 저는 재회를 포기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너무 힘들었어요. 모든 게 다 희망고문 같고, 나만 비참해지는 것 같아서 내프관리를 하다가도 롤코 타기도 했었습니다.


1년 후, 새로운 남자친구를 만났지만 역시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그 동안 아무 문제 없이 만나왔었지만 한 번쯤 사랑을 확인 받고 싶었던 탓에 이별 직전에 나쁜 프레임을 올려서 신뢰감을 잃어 이별통보를 받았고,
(그 습관을 고쳐야 된다고 절 따끔하게 혼내주셨는데 지키지 못해서 죄송해요..ㅜㅜ)


이별 후에도 한 번의 만남이 있었지만, 상대의 이중모션에 이기지 못하고 속으론 "나 같은 여잔 다시 없을걸" 라며 깔끔하게 포기 했습니다.


반 년도 지나지 않아 당시 저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고 단골손님이었던 현재 전남자친구에게 번호를 묻고 만난 지 이틀만에 상대방의 고백에 받아주어 설레는 만남을 시작했습니다. (서로 고프레임으로 시작했던 것 같아요.)

지난과거를 생각하면 예전에 비해 저는 많이 발전했다고 스스로 느꼈습니다. 1년 넘게 만나는 동안 전남자친구의 중심으로 연애 했지만 그렇다고 프레임을 낮춰가며 만난 건 아니였고,

남자친구의 잘못에 채찍질을 하지 못하고 항상 넘어갔었죠. 화를 내본 적이 없었고, 아플 때 챙겨주고, 기념일도 제가 먼저 챙기고, 게임을 좋아하는 전남자친구를 위해 같이 매일 게임방에 가주는 등,

시간이 지날 수록 남자친구의 짜증, 투정을 받아주는 저는 감정쓰레기통이 되었어요. 사소한 일이지만 한 번쯤 절 생각해줬을 법한 상황에 서운함이 하나 둘씩 쌓여서 헤어지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며칠 간 답장도 일부러 늦게 보내면서 단답도 했더니 "너 요즘 변한 것 같은데? 무슨 일 있어?" 라는 연락에 그 당일날, 남자친구에게 서운했던 얘기를 하지 않고 바로 이별통보를 했습니다.

무슨 잘못했는지 모르는 전남자친구는 절 탓하며 알겠다고 잘 지내고 미안하다는 답장을 보냈습니다. 500일 넘게 만나왔던 것에 무색해질 정도로 쉽게 헤어졌습니다. 이별통보한 저는 참 마음이 아팠지만 한 편으로는 속이 후련했어요.

절대 그 사람은 여자를 못 만날거라고, 나한테서 못 벗어날거라고. (그 사람에게 대체자가 없을거라 확신 했기에)그런 자신감에 이별통보한 당일날, 리바를 만들며 친구들도 만나고, 하고 싶은 일을 하다보니 어느 새 3달이라는 시간이 후딱 지나갔습니다.

전남자친구 생각이 안 났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남자를 만나며 잘 안 될때마다 전남자친구가 떠오르곤 했어요.

이쯤이면 전남자친구가 날 그리워할 때쯤이겠다. 가능성제시를 하며 마무리 하는 듯한 잘 지내라는 장문자를 남겼고, 바로 긍정적인 답장[요즘 너 꿈꿔.. 미안하고 잘 지내줘. 어쩌고 저쩌고..]이 와서 읽씹했더니 [그래서 지금은 너 마음은 어떠니?] 절 떠보는 답장에 모른 척했어요. 선마무리하고 이틀 후에 제가 먼저 주말에 밥 같이 먹자고 약속을 잡았습니다.

쉽게 만남이 성사가 되는 것으로 보아 연애에서는 프레임 관리를 못했지만, 선이별통보와 3달 가까이 된 공백기(SNS 관리)로 고프가 되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요즘 오주원 상담사님 블로그를 찾는 일이 늘어났습니다. 아직은 이론을 체화하지 못한 거겠죠?^^;

또 무슨 자신감인지 이번에는 상담을 받지 않고 오주원 상담사님 블로그에서 일일이 다 찾아보고, 비슷한 사연을 읽고 제 상황에 개입도 해보고, 시뮬레이션도 해보고 그랬었어요.

그리고 3달만에 첫 만남, 전남자친구 답지 않게 절 보자마자 구구절절 얘기가 늘어지고 분위기를 띄우고, 비가 엄청 내리는데 "와...씨 비 많이 내리네. 너 비 안 맞고 있지?" 혼잣말 하며 우산 씌워주고 있고...

밥 먹는데 자꾸 말 겁니다 ㅋㅋ 얘기를 받아주고 저 또한 얘기를 이어갔지만 먼저 말 꺼내진 않았어요. 밥 먹고 헤어질려고 했는데, 카페를 가자더라구요. 이 놈 봐라? 속으로 엄청 웃었습니다.

카페에서 제가 묻지 않는 본인의 근황을 자꾸 얘기를 하더랍니다. 옛날 얘기도 하고.. 제가 키우는 강아지도 궁금해하고.. 본인이 요즘 헬스장 다닌다고 팔 한번 만져보라고 ㅋㅋ 어필을 합니다.

거기서 저는 "팔은 글쎄 그대론데 아저씨배도 그대로고, 운동 하긴 하고 있어?" 도발도 하고 장난으로 받아줬어요.

아트라상 후기 보던 것처럼 제 상황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날 줄이야... 신기해하기도 했어요. 전남자친구에게 재회요청을 받으려면 고자세를 유지해야 되기에,

침착하게 얘기를 이어나갔습니다. 오늘 오빠 마지막으로 볼려고 온 거라고. 카페엔 왜 왔냐 나한테 할 말 있냐. 등등 물었더니, "그냥 잘 지내나 궁금하기도 하고....응..."

끝말을 마무리 짓지 못하더라구요.

쩔쩔 매는 듯한 행동을 보니 느낌이 이상하긴 하네요 저는 참 많이 변했는데, 변화도 생겼는데.. 전남자친구는 변한 게 없이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어요. 만나기 전까지는 본능과 이성이 막 부딪히는데 막상 만나고 나니까 불씨가 꺼진 느낌? 본능을 억누른 것 같았어요.

화장실 다녀왔더니 전남자친구가 제 말에 신경쓰였는지 바로 "이제 나갈까?" 라고 하더라구요. '아 내가 먼저 선수 칠걸' 자존심도 상하고 그랬어요. 여튼 바로 "그래~" 대답을 하고 서로 각자 갈 길가다가 저는 친구 만나는 척 역 계단쪽으로 내려가는데 반대쪽 횡단보도에 서 있는 전남자친구가 흘깃 쳐다봤어요, 저는 못 본척 하며 역 안으로 내려왔었다가 집에 무사히 도착해서 후기를 쓰고 있네요.

그러던 와중에 핸드폰 알림이 하나 뜹니다. "오랜만에 좋았어, 비 오는데 조심하고 항상 잘 지내고 꼭 성공해." 라는 미련 가~득한 답장이 와서 피식 웃고 말았습니다 ㅋㅋ

말씀대로 이론을 알게 된 저는 현재에 매력적인 여자가 되었어요 아마 아트라상이 아니였다면, 망설이다가 상담 받기를 포기 했다면

이별통보를 해놓고 매달렸을 지도 모릅니다. 계속 단기연애만 해왔을 지도 모릅니다. 남자들에게 매력없는 여자가 되었을 지도 모릅니다.

이번에는 상담을 받지 않았지만 성큼 성장해 있는 제 모습이 보여 너무 감사한 마음입니다. 전남자친구와의 재회는 글쎄요. 하고 싶은 마음 반, 안 하고 싶은 마음 반이네요.

이게 재회가 될까, 시험은 해볼 것 같아요ㅎㅎ

저 상담 안 받아도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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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ras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