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라상-1
후기
후기는 단순히 아트라상에 대한 신뢰를 얻고자 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서로의 느낀점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소중한 가치를 얻어가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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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회 상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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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회 상담 후기

이강희 상담사님/중프저신/5% 환불 케이스

소금바위

이미 쓴 후기가 있었는데
다시 읽어보니 어딘가 저도 모르게 화 내는거 같은 글이어서 삭제해버렸습니다.
뭐랄까..
속에 울분이 꽉 차 있어서 상담사님에게 "저 원래 안 그래요!" 하면서 떼쓰는 느낌이였달까요?
쨌든 다음 애프터 상담을 위해 적어두려고 한건데 삭제해버려서 다시 쓰는 후기글입니다.


상담사님이 주신 글을 여기저기 눈에 띄는 곳에 다 붙여놓고 하루에도 몇 번씩 보고 있어요.
글을 읽는 건 좋아하기 때문에 계속 읽고 있는데
제 생각엔 제가 블로그에 올려진 글을 정말 많이 보고 외웠다고도 생각했는데
상담사님이 써준 건 읽을 때마다 다르게 읽히더라구요.
참 이상하죠.
전 독해력에는 문제가 없다고 자부하며 살아왔는데 말이에요.
그래서 매일매일 재밌게 그리고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언젠가 이 시간이 빛을 발하면 좋겠네요.


* * *



저는
고프로 시작해서 프레임 관리를 못하고 중프로 떨어진 케이스입니다.
키워드로 말하자면


내담자 특징 : 중프 + 저신
상대 특징 : 저프레임 + 내프 낮음 + 낮은 연애센스


거기에 장거리/단기간/특정될까봐 차마 적지 못한 그 외에의 몇가지들...세상 모든 악조건을 다 모아둔 사례입니다.
이러니 5% 환불 케이스인거겠죠.
환불은 하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말을 보태자면 원래 저는 저프로 떨어져야 하는데, 남자의 내프가 너~~무 낮아서 중프로 끝난거라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프레임이 떨어진건 떨어진거라
제 프레임이 떨어지면서 상대의 관심이 빠르게 식었고 더이상 제 투정을 받아주지 않았어요.
상대는 매일같이 화내는 일은 점점 많아지고, 사소한거 하나하나 트집잡고 후려친다고 느낄만큼 몰아 붙였으니깐요.
근데 저는 괜찮았어요.
저를 후려치는 건 내 프레임이 높아 보여서 후려치는 걸거다, 내가 계속 옆에 있는 걸 알게 되면 상대도 나를 몰아붙이는 걸 그만 둘거다.
그가 화를 낼 수록 저는 더욱 납작 엎드리고 눈치를 봤어요.
그리고 대부분 제가 먼저 화해를 신청했죠. 제 잘못이 아닌데도 내가 잘못한거 같다- 하면서요.


하지만
저는 그가 저에게 아무리 화를 내고 욕을 해도 괜찮았어요.
그냥 지금 이 순간 같이 있어줄 사람이 필요했고, 그는 꾸준히 화를 내면서도 저의 옆에 있어줬으니깐요.
그가 옆 사람이라는 키워드를 계속 제공해주면 버틸만 하다고 생각했어요.
언제까지고 싸울 수 있는 사람은 없고, 언젠가는 멈추고 안정될 테니까.
어쩌면 그가 화내는 유일한 사람은 나 뿐이니 그만큼 나를 믿는다는 뜻이라고 생각했을지도.
그런 믿음이 있었어요.
그는 절대 나를 떠날 수 없다고.
그가 원하는 것들을 제공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 뿐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상대의 조건과 외모, 성격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절대 저보다 좋은 조건의 이성이 나타날 수가 없었거든요.
언제든지 화를 내도 될 만큼의 편안함과 본인보다 좋은 조건을 가진 이성, 이성적 스탠스에서 오는 성적 긴장감 등등의 것들을요.
물리적으로 절대로 바람을 피울 수 없는 상대라고 생각한거죠.


하지만 그것도 제 프레임이 계속 떨어지니
그렇지도 않더라고요.
어느 순간부터 그는 저보다 다른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졌어요.
사소한 일상의 공유부터 모든 즐거움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저와 비슷한 말을 해주는 여사친을 만들어 정신적인 바람(?)을 피우는 것처럼 굴었어요.
어쩌다 저와 있는 날에는 화만 잔뜩 내고 가버렸고요.
그의 기분이 바뀌는 순간은 언제나 너무 빠르고 극단적이었어요. 웃다가도 순식간에 상상도 못한 트집거리를 들이밀며 화를 냈어요.
정말 말도 안되는 걸로요.
좋은 날이 마지막으로 언제였는지 이젠 기억도 나지 않아요.


그가 더 이상 제가 제공해 줄 수 있는게 없어진거죠.


마지막으로 싸운 날
관계를 끝내자는 말까지는 나오지 않았지만
여실하게 느꼈어요.
이 관계는 더 이상 0제 힘으로는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요.
저는 사과하지 않았어요.
그럴 필요가 없었으니까.
대신 기다렸어요.
하루, 이틀, 일주일, 열흘..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안 오더라고요.
제가 화해 신청하는 걸 기다리는 건지 이 싸움이 이골나서 이 참에 잠수엔딩을 바라는 건지
그의 마음을 알 수는 없었지만
저에겐 지금이 이별을 하기에는 적절한 상태였어요.


아마 평소라면 바로 이별 카드를 던졌을거에요.
이번에 그러지 않았던 이유는 모르겠네요. 어쩌면 그가 계속해서 화를 내며 올려둔 나쁜 프레임 때문일지도요.


결국 저는 재회 상담을 신청하게 되었네요.
지침은 제대로 된 이별이었습니다.
그가 마음이 아플 수 있고, 나를 그리워할 수 있도록 이별이라는 인지를 시켜준거죠.
상담사님은 친절하게도
언제 몇 시에 그에게 지침을 보내고 그 직후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하나하나 세심하게 알려주셨습니다.
왜 그래야만 하는지도요.
상담사님, 저는 지침을 완벽하게 지켜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요. 앞으로도 그럴거라고 생각해요.)


어쩌면
저는 이중모션에 갇혀 있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그가 처음처럼 돌아왔으면 하는 마음과 그와 재회에 성공한다면 함께 하는 시간은 지금까지처럼 고통스러울 거라는 생각이요.


지침 문자에 대한 그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실
상담사님이 상대의 예상 반응을 너무 여러가지를 적어주셨는데, 상대는 그 반응을 매일매일 하나씩 하는거 같아요.
의도치 않게 서로 마주할 일이 몇 번 있었는데, 그의 반응이 그런거 같더라구요.
나머지 이야기는 2달 후에 애프터 메일에서 상세히 풀겠습니다.
그때 할 얘기가 많을거 같은데,
글자수가 모자랄수도 있으니 메일에 안 써도 되지만 쓰고싶은 저의 심경과 몇몇 보이는 그의 상태, 그리고 저의 예감과 같은 일기는 후기로와서 간간히 적어볼게요.
중요한 지침 반응과 변동사항 같은 것들은 공백기를 거의 채우고 말하는게 좋을거 같아요.
공백기가 지나면,
그때는 특정 되는거 크게 걱정하지 않고
후기와 느낀 점을 자세히 풀어보겠습니다.
보잘것 없는 사례지만 언젠가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지도 모르니깐요.


이강희 상담사님,
지침 감사합니다. 저는 잘할거에요.


상대는 예상만큼 잘할지는 모르겠어요.
인연과 관계는 혼자 잘한다고 만들어지는게 아니라서 필연적으로 그도 잘해야겠지만,
저는 기대하지 않아요.
그의 마음은 오롯이 그의 것이고, 그의 선택도 인생도 모두 그의 것이니 제가 아쉬워할 필요는 없겠죠.
어디선가 듣기로는
마지막에 웃는 사람이 최후의 승자라고 하던데-
그렇다면,
비가 와도 제가 웃으면 그만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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