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3차 상담/서진쌤/고프저신/70%/2차 지침, 만남 후기
소우주
2024. 01. 24
안녕하세요 ^^
이번에도 내담자분들께 도움을 드리고, 상담사님들께 감사함을 표현하고자 후기를 씁니다.
1. 요약
예나쌤과 1차 상담 (확률 80% 받음)
→ 남자가 시간을 가지자고 한 후 이별 통보
→ 내담자는 남자를 설득하고 예나쌤의 1차 지침 사용 못함 (확률 70%로 하락)
→ 일주일 공백기 → 수정된 1차 지침 사용
→ 공백기 동안 남자의 공적 연락과 만남 제시, 내담자는 차갑게 대하거나 읽씹
→ 3차 상담 후, 2차 지침 사용 → 이틀만에 만남
2. 3차 상담 후기 (공백기)
3차 상담으로 1) 공백기 동안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2) 내담자가 잘 대처하였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요약하자면 공백기 동안 내담자가 상황을 오판해서 부족한 신뢰감은 더 낮추고, 남자의 자존심을 발동시켜 재회에 더 빠르게 다가가진 못했습니다. 물론 프레임은 지켰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아래는 구체적인 내용입니다.
1차 지침 후 공백기 초반에는 남자에게서 공적 연락이 꾸준히 왔습니다. 1차 지침이 자존심을 발동시키는 내용이라 그런지, 자존심상 대놓고 안부를 묻지는 못하고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인연의 끈을 남겨두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공적인 연락 중간중간에 덕담을 하거나 좋은 마무리를 하고자 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내담자는 이를 흔히 저프들에게 하는 가볍고 여유롭게 찔러보는 반응이라고 혼자 판단하고, 중립적이기보다는 다소 방어적이고 차갑게 답장을 했습니다. 특히 남자의 덕담에도, 답장을 하라는 말에도 읽씹을 하는 등 안 그래도 자존심이 상한 남자의 마음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프레임은 불필요하게 높아지고 안 그래도 부족한 신뢰감은 더 떨어져서, 남자에게서 저는 만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헤어지고 나서도 자신을 존중하지 않고 무시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남자에게 저와의 헤어짐을 합리화하는 떡밥을 계속 던져주고 있었던 것입니다. ‘역시 OO이와는 만나면 안 돼. 여전히 변한 것도 없고, 얘랑 만나면 지금처럼 힘들 거야.’
남자의 멘탈이 약한 것도 한몫했던 것 같습니다. 내담자가 아주 조금만 프레임을 높이는 말과 행동을 해도 (심지어 내담자가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다른 남자들과 다르게 더 영향을 많이 받고 자존심 상해 하고 무척 힘들어 했습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공백기 후반부터는 남자는 연락을 일절 하지 않다가, 저의 변덕으로 남자와 합의된 상황을 어겨 대화를 하게 되었는데 남자의 분노는 극에 달했습니다.
그렇게 자존심 상하고 분노하는 상황에서 신기하게도, 남자는 저와 대화를 해서 풀고 싶었는지 애매한 만남 제시가 들어왔습니다. 저는 남자의 의도를 모르겠어서 담백하게 알겠다고 대답했는데, 이후 업무적으로 마주칠 때면 남자는 타오르는 분노를 숨기지 못했습니다. 제 대답을 완곡한 거절로 해석하기도 했고 혼자서 화가 풀리지 않은 남자는 결국 만남 의사를 철회합니다. 저도 답장을 하지 않았습니다.
3. 2차 지침과 만남 후기
이렇게 공백기를 지내고 2차 지침 보낼 시기가 왔습니다. 다행히 그런 사건들 이후로도, 공백기 3주 전에 모든 차단은 풀려 있었습니다. 3차 상담을 통해 받은 2차 지침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그 동안 차갑게 대했던 이유를 설명하고 남자가 취소한 만남을 다시 제안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남자는 처음에는 차가운 단답으로 마무리했지만, 다음날 만남을 제안합니다.
만나서 남자의 입으로 직접 헤어지고 나서 그간 느꼈던 감정들을 모두 들었습니다. 위에서 작성했던 서진쌤의 분석과 100% 일치하였습니다. 놀라울 만큼 분노와 원망을 쏟아냈고, 저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상담으로 남자의 심리를 듣고 나니 만남 상황에서 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에 이를 몰랐다면 남자가 저에 대해 비난했을 때, 침착하지 못하고 제 주장을 하며 싸웠을 것입니다.
남자는 만남을 승낙한 것조차도 자존심이 상했는지, 2차 지침의 특정 문구가 없었더라면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또 다시 서진쌤의 능력에 감탄했습니다. 즉, 마지막이라 특별히 나온 것이라고 했습니다. 남자는 이 입장을 고수하면서 자존심을 지키고 싶었는지, 만남 내내 마지막이라는 뉘앙스를 풍겼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이중모션인데, 그때는 들을 때마다 너무 속상했습니다. 그래도 매달리지 않고 순순히 수긍하며 프신을 지켰습니다.
다른 내담자분들 후기와 마찬가지로 이중모션 파티였습니다. 이건 정말 당해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아니 같은 사람한테 몇 번이나 당해도 새롭습니다. 자기가 당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때문에 저는 마음속으로 그 어느 순간에도 세 가지 원칙만 지키자고 다짐했습니다. 1. 재회하자고 하거나 매달리지 않기 2. 화내거나 감정적으로 굴지 않기 3. 성관계 가지지 않기. 결론적으로 1,2번은 얼추 성공한 것 같고, 3번은 실패했습니다.
이중모션에 대해 조금이라도 도움 드리고자 제가 겪은 몇 가지 예시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남자는 제가 보고 싶어서 약속 장소에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마무리’, ‘다음 남자한테는 잘해라’ 라는 말을 계속했습니다. 하지만, 저의 손을 잡고 끌어안고 사랑스러운 눈빛을 보냅니다. 제가 집에 가자고 해도 같이 있자고 조릅니다. 성관계까지 가집니다. (다행히도 남자의 텐션이 낮아지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다음날도 남자는 아쉬워서 집에 가지 못합니다. 물론 마지막이라는 명분 하에서 말입니다.
허벅지 찔러가며 참았습니다. 제가 손을 뻗으면 왠지 닿을 것 같습니다. 만나자고 하면 못 이기는 척 만나줄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참았습니다. 제일 고비는 이때였습니다. ‘너가 그런 문자 안 보내고 나한테 더 제대로 사과하고 사정하고 매달렸으면 받아줬을 것이다.’ 머리로는 거짓말이라는 걸 알아도 지금이라도 만나자고 하면 만나줄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참았습니다.
정리하자면, 만남 내내 진솔한 대화를 통해 남자가 힘들었던 거 공감해주고, 쌓인 오해도 풀고, 변한 모습도 보여주었습니다. 중간에 남자가 선을 넘는 언행을 해도 저는 ‘저신’이었기 때문에 화내거나 삐지지 않고 차분하게 대처했습니다. 남자가 이중모션으로 선을 그을 때마다 상처도 받고 아니라고 매달리고 싶었지만 참고 저도 비슷한 수준으로 카운터펀치를 날렸습니다.
만남 후에 2차 지침 직후의 차가운 답장과 다르게 짧지만 따뜻한 덕담이 왔고, 그날 밤에 사소한 선연락도 받았습니다. 저도 따뜻하고 친절하게 답장하고 서로 예쁘게 마무리했습니다. 같은 날 남자는 프뮤에 저와 의미 있는 노래도 올렸습니다. 자존심이 어느 정도 풀리고 저에 대해 나쁘게 봤던 이미지가 많이 좋아진 것 같아 뿌듯합니다.
물론 아직 신뢰감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남자가 저에 대해 미화하기 시작하는 것도 이제부터라 재회가 바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는 생각합니다. 냉랭했던 사이에서 이제 조심스럽게 카톡을 주고 받는 사이가 되었으니까요! 애프터 메일을 통해 이후에 방향을 들어봐야 하겠지만, 공백기 동안 묵묵하게 실제로도 내적으로 성숙하고 스스로 떳떳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 겠습니다 :)
4. 반성과 다짐
결국 제가 1차 지침 후 공백기 동안 남자에게 차갑고 방어적으로 굴었던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너무 잘하고 싶다는 강박과 상황을 망칠 것 같은 불안’이었습니다. 특히 저는 재회를 위해 프레임을 보호하고자 했던 행동이, 아이러니하게 신뢰감을 도로 낮춰 재회를 방해한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프레임에만 집착했습니다. 사귀는 동안에도 그런 행동이 헤어짐을 낳았음에도 불구하구요.
고프저신인 분들은 프레임 이전에 남자를 인간 대 인간으로서 배려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셔야 합니다. 사실 남자가 아니라 타인에게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저프고신인 분들이야 그간 신뢰를 쌓아놓은 것이 있고, 일단 프레임을 급하게 높이기 위해 약간의 트릭이나 기술을 통해 신뢰를 약간은 포기해도 되겠지만요.
저도 남자를 강박적으로 프레임을 높여야 하는 대상으로 보지 않고 저의 본래 따뜻한 성격대로 대하니, 남자가 저에 대해 너무나도 따뜻하고 친절한 말로 되돌려 주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저에게 상처 받은 작은 짐승이 제에게 조심스럽게 손을 내미는 것 같았습니다
5. 상담사님께 편지
서진쌤! 이번에도 완벽한 상담 감사했습니다 ㅎㅎ 상담사님께서 상황을 정확하게 분석해주시고, 멋진 지침을 주셔서 좋은 결과를 낸 것 같습니다. 물론 만남 상황에서 사소한 실수들도 있었지만, 큰 틀로 봤을 때는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번에 말씀 드렸듯이 저희 잘해봐요 >< 곧 애프터메일로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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