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윤하민 상담사님/마지막 지침 후기/상대방연락
hje
2024. 01. 21
안녕하세요 :)
윤하민 상담사님께 문서 상담을 받고 11월 초 2차 지침 문자를 보낸 내담자입니다.
2살 연하인 전남친은 낮은 내적 프레임, 외부 자극에 대한 민감한 나르시시스트, 약한 멘탈의 소유자입니다. (쓰고 보니 최악의 조건만 갖춘 것 같네요) 이런 성향에 취업을 앞둔 상황까지 더해져 멘탈은 더더욱 약해지고 이기적인 면모는 더 부각되었죠.제가 먼저 헤어지자는 말도 해보고 노력해보자 설득도 해봤지만 결국 헤어진 후 문서 상담을 받았습니다.
하민쌤은 두서 없는 제 글만 보시고 그의 성향을 정확히 파악하셨어요. 머리 속에 어질러진 조각들이 퍼즐 맞춰지듯 그 사람에 대한 이해도가 명확해졌죠. 하지만 과연 그가 타격을 받을지, 연락이 올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었어요. 이런 저의 기우와는 반대로 1차 지침 문자와 공백기 이후 선연락을 받은 상황 모두 하민쌤이 말씀해주신 그대로 흘러갔습니다.
1차 지침 문자로 낮아진 저의 프레임을 올리고 주도권을 가져왔어요. 이전에는 한 번도 그의 가치를 이렇게 깎아내린 적이 없었거든요. 늘 자신만만하던 전남친은 1차 공백기 이후 만났을 때 저의 눈치를 많이 보고 제가 공백기 동안 만난 남자들에 대해서도 많이 신경 썼어요.
하지만 이 짧은 시간에도 전처럼 애매하게 구는 모습을 보며 저는 애프터 메일을 통해 받은 2차 지침 문자로 다시 한 번 프레임을 올리고 그에게 이별 통보를 하였습니다.
그는 저를 붙잡지 않고 잘 지내라는 말로 답장을 보냈고, 이후 하민쌤 말씀대로 sns를 관리했어요.초반에는 별 반응이 없더니 12월 초에 제가 처음으로 셀카를 카톡 프사로 하자 바로 저를 차단했어요. 12월 말에 차단을 풀었지만 제가 프사를 자주 바꾸니 다시 차단하고 며칠 전 차단 풀기를 반복했습니다. '이 사람이 나를 많이 신경쓰고 있구나. 마음이 크게 동요하나보다.' 싶어 신기했습니다.
이후 상대방이 이틀 전 밤 다시 차단을 풀고 제 이름만 카톡으로 보냈어요. 늦게 확인하고 딱히 답할 말이 없어 읽씹을 하니 다시 저를 차단했습니다.
이번이 아트라상에서 받은 첫 상담입니다. 재회가 아닌 2차 지침과 공백기 후 제 이름 두 글자 선연락까지만 받은 상황이지만, 저는 이 시간을 통해 얻은 게 많다고 생각해요.
가장 큰 건 '나 스스로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자' 는 태도입니다.
저는 나이 대비 연애 경험이 정말 적고 인간관계 자체가 넓지 않아 연애처럼 깊은 관계가 익숙치 않아요. 그래서 상대에게 대부분 맞춰줬어요. 제 기분이 상해도 내가 이해하자며 넘어간 게 상대에게는 배려로 전해지지 않고 제 프레임만 낮춘 꼴이었죠. 칼럼을 읽고 하민쌤과의 상담을 통해 자신의 가치는 스스로 지키는 것 이라는 걸 다시 깨달았어요. 배려하려 태도가 무리 선의여도 상대는 얼마든지 저를 만만하게 볼 수 있다는 것, 선의가 그대로 전해지려면 제 프레임도 같이 지킬 줄 알아야 한다는 것.
이런 맥락에서 하민쌤이 주신 1,2차 지침 문자는 정말 만족도가 컸습니다. 제 평소 말투와 어긋나지 않으면서 단호하고 분명하게 뜻을 전하고 동시에 제 가치를 높이고 보호해주는 내용이었어요. 한 번의 문자로 이 모든 걸 다 보여주다니. 비단 연애 뿐 아니라 무례하지 않고 단호하게 내 의사를 분명히 전하는 연습을 해야겠다 다짐한 계기였어요.
또한, 공백기 동안 실제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볼 기회를 스스로에게 줬어요.'너 아니어도 만날 사람 많아'를 직접 실천해보기 위해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봤어요. 솔직히 평생 안하던 짓 하려 초면인 사람과 하하호호하니 피곤하기도 했는데 얻은 것도 있습니다.
우선 사람들을 만나며 제 태도를 다듬을 수 있었어요. 저는 성향상 이야기 듣는 걸 좋아하고, 제 직업도 다양한 직무와 연령대의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할 일이 정말 많거든요. 각기 다른 직업인 남자들과 대화하며 자연스럽게 그들이 하는 일에 대해 물어보고 경청하니 그것만으로도 기본 호감도가 생기더라고요. (질문 한 두 번 하면 알아서 열심히 설명해주니 전 그저 리액션 잘하며 경청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잘 기억하며 적절하게 호응해주었어요.)
상대의 표정과 리액션을 살피면서 '내가 이런 행동을 할 때 표정이 바뀌네. 내가 이런 리액션을 하면 상대는 대화가 잘 통한다고 생각하는구나.'를 하나씩 배우며 그 다음에 또 적용해보고, 카톡할 때도 써먹었어요. 그러니 제가 굳이 뭘 하지 않아도 상대 쪽에서 만남을 이어가길 바라고, 왜 저를 좋아하게 됐는지 구구절절 표현해주더라고요. 여기서 참 많이 배운 게 상대가 저 좋아하는 이유가 대부분 비슷했다는 거에요. 내가 생각하는 나와 다른 사람이 보는 나 사이의 간극과 저의 장점에 대해 좀 더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어요.
외적, 내적 참 골고루 자신감 없던 저인데 (지금도 없을 때가 많긴 하지만) 제 기준 객관적인 가치가 저보다 높은 사람이 저와 만나길 바라고 거절을 해도 기다리고 연락하면 바로 달려오는 경험을 하니 스스로를 한계 짓는 건 결국 내 자신이었구나를 크게 느꼈습니다.
과거의 저였다면 전남친에게 카톡이 왔을 때 '이번에 답을 안하면 영영 끝일지도 몰라'라는 생각으로 답을 하고 자연스럽게 주도권을 넘겨줬을 거에요.
하지만 지금은 조금 덤덤해졌습니다. 하민쌤 말씀대로 명확히 재회 의사를 밝히거나 제대로 사과를 하면 그때 다시 생각해보고 싶어요.
연애에 대한 겁을 많이 없애주신 하민쌤
진심으로 감사해요. 저에게 용기 많이 주시고 응원해주시는 게 글로도 많이 느껴졌어요.
2차 애프터 메일 말미에 상대에게 저와 비슷한 급이 되는 대체자는 전무하다고 해주셨는데, 개인적으로 이 말로 자신감을 많이 채웠습니다.
정말 그 말에 걸맞는 사람이 되어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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