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김도윤, 이강희 상담사님 / 고프저신 / 20대 / 재회 후기
appletree
2023. 11. 02
안녕하세요. 고프저신 20대 내담자입니다.
(아이디를 바꿔서 제가 누군지 못알아보실 것 같아서 걱정이어서, 보낸 애프터메일에 후기를 첨부했습니다. 그걸 통해서 제가 누군지 전달되었으면 해요.)
후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은 자주 했는데, 막상 어떤 말을 적어야 할지 고민이 되어 늦어졌네요.
저는 사내연애 케이스이고, 2년간 연애를 했습니다. 자주 싸우며 이별을 반복한지는 1년이네요. 만났을 땐 행복하지만, 헤어졌을 땐 지옥인 그런 연애였습니다. 서로 프레임이 참 높아서 끊어내질 못했죠.
처음 헤어졌을 땐 이강희 상담사님께 문서 상담을 받았고, 처음 받아보는 분석에 많이 놀라곤 했습니다. 제가 그렇게나 상대에게 고프일지도 몰랐고, 상대의 반응이 자존심 발동이라는 점도 신기했었어요. 저는 저의 매력이 떨어져서 헤어진거고, 상대가 인스타를 활발하게 하는 이유도 상대가 정말 잘 지내서라고 생각했거든요. 상담사님의 분석이 아니었다면, 패닉에 빠져서 돌발행동과 붙잡기를 반복했을 것 같아요. 상담받기를 참 잘했다고 생각했고, 지침을 따라서 한 달만에 재회를 했었습니다. 이때만 해도 만나기만 하면 안 헤어질 자신이 있었는데, 이론을 완벽히 숙지하지 못한 채로 재회를 했더니 네 달 후 이별이 찾아왔습니다. 그러고 나서도 여러 번 이별과 만남을 반복했고요. 이강희 상담사님께 안정기가 되면 후기와 감사인사를 남기고자 했었는데, 마음이 지치다보니 아트라상 사이트에 들어올 심적 여유가 생기지 않더라고요.. 늦게나마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려요 이강희 상담사님.
그러다가 또 찾아오는 이별 위기 속에서, 상대의 이중모션을 견디지 못한 제가 먼저 이별을 고하게 됩니다. 선수를 친거죠. 이때도 마음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이제 진짜 끝인가?하는 생각이 들면서 미치겠더라고요. 혼자서라도 지침을 구상해서 보내볼까 했는데, 저희 관계에 대한 전문가의 시선이 다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지막 상담 이후 크게 변한 부분이 있을지도 궁금했고, 잘못된 선택으로 이상한 지침을 보내면 돌이킬 수 없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이번에야말로 악순환을 끊고 완전한 재회를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다시 아트라상을 찾았어요. 그렇게 김도윤 상담사님께 상담을 받기로 결정된 후, 칼럼을 매일 몇 시간씩 읽으며 멘탈을 잡았던 것 같아요.
상담사님과의 상담은 당연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상대와 저의 관계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상대가 내프가 낮다는 점, 상대에게 제가 절대적 가치가 있다는 점을 짚어주시면서 제가 얼마나 고프레임인지를 분석해주셨습니다. 칼럼을 7,80%는 완독한 저에게는 모두 납득 가능한 설명들이었습니다. 특히 상대의 잘못된 행동을 ‘상대의 프레임이 낮아지는 행동’으로 받아들이라는 관점을 안내해주셨을 때, 감명을 받았습니다. 상대가 못되게 구는 것을 나쁜 프레임 높이기로 받아들이고, 고통받으면서도 상대에게 더 집착했었거든요. 근데 그걸 오히려 상대의 부족한 점으로 생각하고, 상대의 가치가 낮아지는 것이라고 받아들여야 한다니..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생각이었고, 상담사님이 얼마나 인간관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신지가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사내연애다 보니 여러 변수가 있어서 지침을 어긴 적도 있었지만, 상담사님의 위로와 격려 속에서 2달 만에 완전한 재회를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이번엔 저도 이론을 실천하려고 많이 노력했고, 고프고신의 태도로 여유롭게 상대를 대하니 만남 이후의 재회는 어렵지 않았어요.
저도 이렇게 담담하게 글을 써내려가기 까지, 죽고 싶을 만큼 힘든 날이 많았습니다. 이번 재회 과정에서도 상대의 이중모션을 두어번 겪었고, 저도 실수를 하게 되며 며칠을 내리 울기도 했네요.
그래도 그 고통의 시간이 의미가 없던 것은 아니었어요. 여러 번의 재회 과정에서 느낀 점도 많고, 새롭게 하게 된 생각들도 많았습니다. 그 부분을 공유하고자 해요.
1. 상대도 저도, 별거 아닌 사람들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상대를 특별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라는 표면적인 의미만 보이실 수도 있는데, 그것보다 더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문장입니다. 우선 상대도 이론에서 벗어날 수 없는 그냥 평범한 사람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상대가 아무리 이성적인 사람처럼 보여도, 상대도 어쩔 수 없이 저희의 프레임에 영향을 받는다는 거예요. 저도 처음엔 단호한 상대의 태도에 상대는 이성적이고 특별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강하게 했었는데, 전혀 아니었습니다. 제 프레임 높이는 행동에 바로 영향을 받더라고요. 물론 사람마다 편차가 있을 수는 있으나, ‘사람 다 거기서 거기다..’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차라리 나을 겁니다. 그러니 상대는 이론의 예외일 것이라는 걱정은 접어두세요.
그리고 저도 별거 아니라는 점은, 자만하지 말라는 조언과 연결될 것 같네요. 상대를 만나기만 하면 완벽히 해낼 것이라는 착각을 하는 경우들이 많은 것 같아요. 부끄럽지만 저도 그랬습니다. 상대에게 내가 이정도로 고프면, 얼굴 보기만 하면 재회 아닌가? 라고 생각하며 그냥 연락하고, 얼굴 보고 얘기한 적이 있었어요. 근데 사람 마음이라는게 얼마나 유약한 것인지, 아무리 그렇게 자신만만했더라도 막상 만나서 예상하지 못한 반응을 맞닥뜨리면, 마음에 타격을 받고 지침과 반대되는 행동을 하게 되더라고요. 즉, 사실은 아직 준비된 게 아닌데, 지금 정도면 괜찮을 거라는 ‘자만’이 처참한 결과를 낳는 것 같아요. 상대가 그러하듯, 저도 별거 아닌 사람입니다. 이걸 인정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충분한 대비를 해두세요. 급하게 갈 생각도 접어두시고요.
2. 이별을 미루지 마세요
재회하든, 다른 사람을 만나든, 어떤 선택을 하든 간에 이별을 미루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는 재회만 바라보지 말라는 상담사님의 조언이 가장 실천하기 어려웠어요. 머리로는 알겠는데, 마음으로는 계속 거부하며 상대와의 진정한 이별을 미뤘던 것 같네요. 물론 지침을 보내고 지키는 것이 재회 과정인 것은 맞으나, 그 모든 행동의 목적이 ‘재회’에만 있다면 언젠가 멘탈이 무너지는 날이 오는 것 같아요. 재회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이별을 인정하지 않고 스스로를 위로만 하고 있으면, 당분간은 덜 힘들긴 해요. 고통도 미뤄지고요. 근데 그렇게 미뤄둔 감정들은 해소되지 못하고 쌓여있다가, 어느 순간 찾아오더라고요. 특히 상대의 이중모션을 보게 되거나, 공백기 이후에 상대가 연락이 안 오는 경우에는 정말 갑자기 순식간에 몰려오는 고통이 큰 것 같아요. 그리고 그때 느끼는 감정은 돌발행동과 매달림으로 이어질 수 있고요. 참 무섭죠? 저도 슬픔을 외면하다가 한 번에 느껴본 적이 있어서, 그 힘듦이 얼마나 큰지 잘 압니다. 여러분들은 그러지 마셨으면 좋겠어요.
저희는 지금 이별한게 맞아요. 상담사님과 함께 재회를 향해 가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귀고 있는 상황은 절대 아닌겁니다. 다시 만날 건데 뭐 어때~ 라는 생각에 빠져 있는 것은 위험합니다. 헤어졌음을 받아들이고, 안될 수도 있지만 상대를 위해 마지막으로 노력해본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아요. 슬픔, 우울, 공허함, 찾아오는 대로 피하지 말고 받아들이세요. 버겁고 힘들지만, 그 상태에서 벗어나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분명 찾아옵니다. 그때 본인의 행복을 위한 행동을 하나씩 실천해 나가세요. 이렇게 진정으로 이별을 받아들이고 아픔을 느끼는 시간이 있어야, 발전을 위한 계기가 확실히 생기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때의 발전들이 모여, 내프가 자연스럽게 올라갈 거고요. 그러다보면 여유도 생기고, 상대를 대면할 때 쯤이면 고프고신이 되어있을 겁니다.
특별한 내용은 아니지만,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의 재회가 조금이라도 덜 힘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써내려 보았습니다. 누군가에게 조언을 해줄 만큼 제가 이론에 통달한 건 아니지만, 이 글이 내담자가 흔히 할 수 있는 잘못된 생각과 선택을 막는 데에는 도움이 될 것 같았어요. 저도 아직 다 회복한 것이 아니고, 아직 상대와 논의할 일이 있어 앞으로의 길이 두렵기는 하지만, 함께 힘내서 행복이라는 결론으로 나아갔으면 하네요. 이 모든 과정, 결국에는 우리가 행복하려고 겪는 거잖아요. 끝이 보이지 않는 동굴 같지만, 걸어가다 보면 언젠가 빛을 만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상담사님께 다시 한번 더 감사의 말을 전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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