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윤하민 상담사님 후기
재회는글쎄
2023. 09. 11
안녕하세요.
며칠 전 후기를 작성해서 게시되었고 상담사님도 보셨을텐데.. 추가된 내용도 있고 이전 닉네임이 좀 그래서 다시 작성합니다..ㅎㅎ
며칠전 늦은 밤 문서상담 회신을 받아서 새벽에 읽고, 아침에도 읽고, 방금도 읽어보고 첫 느낌을 기록해보고자 후기를 작성했는데요
구체적으로 적긴 좀 그렇지만, 결혼을 생각할 수 있는 나이에 만났고, 상대방이 비교적 결혼에 적극적이었던 케이스예요. 저는 굉장히 오랜만에 연애를 시작한 상황이었고, 1년 정도 만나면서 굉장히 많이 다투고 헤어졌다 만났다 했습니다. 제 마지막 행동으로 프레임과 신뢰감이 매우 하락하여 환불권유를 받은 케이스구요. 어느정도 예상했습니다.
상담신청을 한 뒤 칼럼을 굉장히 많이 읽어서 상대방의 내적프레임이 낮은 건 자연스레 알게 되었습니다. 1년 남짓 만나며 행동 하나하나를 겪어보니 자신만만한척 하지만 오히려 "자존감은 낮고 자존심이 세구나"하고 느낀 적이 많았거든요. 또 처음 만남 때 남들이 들으면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말("너 까는 거 아니야?", "널 안 좋아했던 것 같아"라는 반응이 다수였..어요ㅋㅋ)을 했던 것도, 어렴풋하게나마 알고 있었던 이유를 확인 받는 느낌이었습니다.
상담을 위해 사연을 작성하면서, 그 친구와 저의 관계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전엔 "얘 날 안 좋아했나봐", "날 가볍게 여겼나봐" 이런 생각도 많이 들었거든요. 이래서 연애엔 사공이 많으면 안 되는 거구나 느꼈어요.
상담사님께서 고프고신에서 저프저신으로 끝난 케이스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저는 상담 이전 사연을 적으면서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고프저신인 줄 알았어요.(상대방이 제 능력을 보고 만났다고 생각했고, 그와 동시에 제가 짜증스럽고 이랬다저랬다하고 저신뢰감의 행동들을 했던 것들은 사실이었으니까요)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연애 초기 제 모습이 저프레임이라고 생각했는데, 칼럼들을 읽다보니 상대방은 처음부터 절 멋진 사람으로 봤었구나, 나도 고프레임이었구나 알게 됐거든요
제가 연애 초기 스스로를 저프레임으로 생각했던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1) 몇 년 만의 연애
2) 지역 특성상 제 학력에 걸맞는 남자가 거의 없어 소개팅 또한 잘 이뤄지지 않음.
(소수의 알파남들은 있겠으나 아무래도 알파남은 여자의 학력 또는 능력이 우선이지 않다보니까요;)
3) 일에 집중하다보니 행복한 몸이 되었다가(자기관리 이뤄지지 않음) 점점 관리 중이었던 상황. 한마디로 외모에 자신감이 없었음.
4) 짜증스럽고 급한 성격 때문에 사람 만나기 힘들거라 생각
5) 상대방은 외적으로 괜찮고 조건이 괜찮음
대학 때만 해도 자신감 넘치던 제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게으른 제 모습을 합리화 하다보니 자존감이 비교적 많이 낮아져 있었고, 그와중에 내적프레임 낮아 자존심이 강하고 사랑을 계속 확인 받으려는 상대방을 만나게 되니.. 상담 없이는 최악인 상황으로 치닫게 된 게 아닐까, 왜 난 이제 아트라상을 알게 됐을까 아쉽습니다.
그동안 전 "난 솔직한 사람인데 상대방은 솔직하지 못해서 내가 상처 받았고 만약 결혼하면 평생 그랬을거야"라고 생각해왔는데, 어찌보면 파악이 쉬운 친구였다 싶어요. 다만 제가 성격이 정말 매우매우 급해서, 그 친구와 맞지 않는 성향이었음은 분명한 것 같네요.
근데 제가 고프고신이었다니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어요. 마지막은 물론 저프저신이 되었다고 하셨지만, 그걸 예상하고 그렇게 행동했던 것도 있었거든요. 둘만의 문제가 아니라 부모님 반대 문제도 결부되어 있었고 더이상 지속하면 안 되는 관계라고 생각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내적프레임 낮고 내로남불 엄청 심하거든요. 연애만 하면 모르겠지만 결혼이라면... 상상해보니 무섭네요..
관계를 끝낼 때도 고프고신으로 끝내야 상대방이 영원히 절 못 잊었겠지만, 그랬다면 제가 홧병이 나서 미쳤을 것 같기도 해요(지나친 합리화일까요?)물론 저런 생각이라면 상담을 왜 받아? 할 수도 있는데, 1년 동안 내적프레임 낮은 친구와 만나다보니 제 마음도 너무 많이 생채기가 나서.. "그래 걔 별로야"하고 전문가에게 확인 받고 싶은 마음이 컸고, 이렇게 화가 나는게 "미련이 있어서 그런가, 아니면 낭비한 시간이 아까워서 그런걸까?" 구별할 계기도 마련하고 싶었습니다.
만나면서 상대방의 자존감이 낮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전혀 몰랐어요. "니 말이 다 맞아"라고 하면 안 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연애 멍청이인 전 방식에 대해서 고민해보질 않았던 거죠.신뢰감과 프레임을 낮추는 행동을 하며 다툰 다음, 마지막에 울면서 제 태도에 대해 사과하면 상대방이 받아주니 "이렇게 하면 해결이 되는구나" 착각하면서도 "평생 이래야 한다고?"까지밖에 생각이 미치지 못했습니다.
전 중간에 지침 없이 재회가 가능했던 게 자존감이 낮은 상대방에게 제가 많이 매달려서, 상대방이 제 사랑을 확인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했는데 상담을 받아보니 그런 제 행동은 제 프레임을 계속 떨어뜨리기만 했을뿐이고 그럼에도 재회가 가능했던 건 제 객관적 가치가 높기 때문이란 걸 알게 됐어요. 상대방이 제 능력(학력)뿐 아니라 제 가치관, 삶에 대한 태도, 외모 등등 모든 방면을 보고 그랬던 거구나 느끼니 제 내적프레임이 오르는 느낌이예요. (물론 마지막 모습 때문에 저프레임 저신뢰감으로 박살이 나긴 했지만 같은 직장이고 부모님 문제까지 있었으니 후회하고 싶진 않습니다)
그리고 상담사님께서 말씀해주신 특정 시점(상대방에게 주도권이 넘어간 시점) 또한 상담 이전에 "아 이때 내가 이렇게 행동했어야 했는데, 상대방을 붙잡아서 망했구나"하고 느낀 시점이었어요 말씀처럼 저는 "난 지고지순한 사람이야. 헤어지고 나서도 마음을 정리할 시간을 가지며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갖추는 고고한 사람이야"라고 합리화하는 그냥 연애멍청이었던 거고, 그런 생각 때문에 주도권을 놓친거죠.. 저를 위해서 그러면 안 되는 건데, 소개팅이 어려운 환경임은 어느정도 맞아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상담을 받고 나니 현재 저에게 있어 연애하면서 가장 중요한 건, 1) 자신 있는 모습 갖추기(그러려면 스스로를 가꿔야 하고요) 2) 자신감을 바탕으로 여유 갖추기('너말고 만날 사람 많아'라고 육성으로 말할 필욘 없지만, 그래 니 생각은 그렇고, 내 생각은 다르니 각자 생각 좀 천천히 해보자 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가 아닐까 싶어요.
저는 힘들어하며 집에만 있는 스타일은 아니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꾸미는 것도 굉장히 좋아하고, 지금 제 사무실 주변엔 상대방과 이별 사실을 아는 직원들도 많이 계시지만(제가 오픈한 건 아니에요) "내가 잘못한 건 없어" 하고 밝은 모습으로 다니고 있는 중입니다. 악순환으로 인생 망치고 있진 않는 것 같아 다행이네요
지침 문자는 오글거리지도 않고 제 말투랑 비슷하더라구요. 다만 상대방이 절 차단했는지 안 했는지도 알지 못하기도 하고, 마지막에 온갖 악담을 퍼붓고 끝냈고, 제가 몇 달 뒤 시험을 치러야 하는데 이 관계에 조금이라도 신경을 쓸 이유가 있을까, 또 최근 저희 가족이 많이 사랑한 강아지가 떠났는데, 고통이 될 여지를 추가로 만드는 게 맞을까 싶어 고민을 했습니다만, 아무래도 그대로 있는 것보단 최악은 면하겠다 싶어 발송했습니다.
아직도 차단 상태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정말 바로 읽더라구요. 사귈 땐 카톡 읽는 속도가 빠른 편은 아니었는데 이상하게 지금까지 이별 기간 동안엔 꼭 빨리 읽네요(잠깐의 공백기를 가졌을 경우만 그렇더라고요 ㅋㅋ) 참.. 마지막 연락 때 "다시 연락하지도 말고, 엮이지 말자"고 해놓고 바로 읽다니 좀 웃겼습니다.
답을 보면 기분이 너무 안 좋아질 것 같아서 바로 전화 카톡 모두 차단했습니다.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을 제 방식대로 구구절절 질리게 하지 않으면서 딱 몇 문장에 담아낸 문자였어요.
"얘 성향상 오늘 연락 안 되면 몇 달 간은 안 하지 않을까?"하는 나약한 마음이 들어 차단을 해제할까 싶었지만, 그렇게 막장으로 끝나고도 오늘 카톡을 바로 읽은 것과 얘 성향대로 휘둘릴거면 내가 대체 상담을 왜 받았지 싶어 다시 정신 차리고 놔두는 중입니다. 아마 그 친구는 "뭐야 대뜸 연락해놓고 또 악담이네"하고 열받아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또 털어놓고 있겠죠.. 아이구 고소해라..
시간이 지나고 또 후기 남기겠습니다. 감사해요~!
게시글 삭제
게시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