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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는 단순히 아트라상에 대한 신뢰를 얻고자 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서로의 느낀점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소중한 가치를 얻어가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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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회 상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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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이해하는 지침 / 도윤쌤, 서진쌤께

ㅊㅊㅊ

안녕하세요, 도윤쌤과 서진쌤!

상담은 도윤쌤께 한달 전인 7월 12일인가...에 받았는데, 이제야 후기를 남기네요. 당시 전화 상담을 진행할 때 도윤쌤께 "이번주 내로 후기 쓸게요"라고 했던 거 같은데... 지키지 못해 죄송합니다.

그때 도윤쌤께서 "더는 아트라상에 들어오지도 말고, 염탐도 하지 말고, 명상을 하고 대체자를 꾸준히 찾으세요"라고 말씀해주셨는데요. 그 말이 도움이 됐던 건지, 그 이후로 아트라상에 한 번도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던 칼럼도 더는 안 읽었어요.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에 도윤쌤과의 상담 내용을 깊이 기억하고 있었어요. 진심 어리게 저의 성장을 위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거든요. '후기를 꼭 남겨드리기로 했는데...' 하며 마음 속에 짐인 채로 미뤄두고 있다가 휴일인 광복절, 오늘! 드디어!!! 후기를 남겨봅니다.

저는 초고프저신 케이스로, 1월부터 서진쌤께 상담을 받은 내담자예요. 서진쌤의 도움으로 7월 초 경 상담 상대와 만남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만남에서 시원하게 망쳤어요.

남자의 낮은 내적프레임 탓에 지침을 조금 많이 사용했는데요.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갈팡질팡 이중모션을 계속 보이는 상대 모습에 참지 못하고, 그날 만남에서 다시금 시원~하게 진상을 부리고 왔습니다. 그래도 만남까지 이끌어주신 서진쌤 감사해요. 1월 상담을 신청할 때까지만 해도 만남이 될 거라고도 예상을 못했거든요.

그리고 서진쌤과 두 번의 상담을 거치는 내내 쌤께 많이 혼났습니다. 제 미친 강박 때문이었어요. 저는 기질이 예민하고 고집이 있는 타입이라, 이해를 하기 위해서는 완벽하게 납득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인지 지침에 대해 꼬리질문도 많고, 상대로부터 예상한 반응이 나오지 않으면 쉽게 좌절해 쌤을 들들... 볶았어요....(이런 표현 사용해도 되나요?...죄송해요 서진쌤...)

그래서인지 서진쌤께서 저를 혼내시는 메일을 두 번이나 보내셨어요. 쓴소리였지만 그래도 감사했어요. 상담 전과 비교했을 때 하나도 바뀌지 않은 제 모습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겠더라고요. 전 애인도 그렇게 들들 볶아왔고, 그 때문에 이별을 맞이하게 됐으니까요. 상담 때 서진쌤께서 해주신 "ㅊㅊㅊ님이 나쁜 사람이라는 게 아닙니다. 불안을 이유로 상대를 압박하는 행동을 하다 보면 이별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걸 아셔야 한다는 겁니다"라는 말을 아직도 가슴에 품고 산답니다.

지침은 한번도 어기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꼬리질문 끝에 머리로는 서진쌤의 말이 완벽히 납득이 갔거든요. 블로그에 있는 칼럼도 전체를 한 3번 정도 완독했어요. 하나 꽂히면 파고드는 타입이라, 나름 공부한 이론을 활용해서 친구들 재회도 시켜줬어요...(제 재회는 못하고;;; 후)

머리로는 이해가 됐지만요. 정말 솔직히 말씀드리면... 가슴으로는 이해가 쉽지 않았어요. 특히 중간에 애프터메일로 받았던 강력지침은 칼럼에도 설명 한 줄 없는 형태의 지침인지라 진짜 보자마자 혼란스러웠습니다. 가슴으로는 '이게 맞나?' 싶은데, 이론 상으로는 머리로 이해가 되니까 수행하기는 했어요. 확신이 없어서인지 수행한 이후에도 내내 찝찝했고, 불안했습니다. 상담에도 불구하고 제 내적프레임이 안정을 찾지 못한 거죠. 그래서 성장이 없었고, 이번 만남에도 저번 헤어짐과 똑같은 행동을 하고 다시 아트라상을 찾아오게 됐어요.

사실 상담 받은 이후부터 '상담을 받는 마음가짐'이 항상 궁금했어요. 상담사님들은 재회를 포기해야 재회가 된다고 말씀하시는데, 재회 상담을 받고 지침을 수행하는 것 자체가 재회를 기다리게 만드는 것이니까요. 즉, 재회 상담을 받고 공백기를 갖고 지침을 수행하면서, 동시에 재회를 포기해야 하는 그 마음가짐 자체가 이율배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재회에 대한 생각이 옅어져야 내적프레임이 올라가는 건 맞으니, "상담을 받는 이 마음가짐을 어떻게 가져야 나에게 도움이 될까" 싶었던 거 같아요. 이 모순을 풀지 못하는 바람에 서진쌤과 상담을 받은 이후에도 계속 힘들어하고, 헤맸어요. 재회를 바라는 마음에 꽂히는 바람에 혼자 방구석에서 내적프레임 떨구면서 울 때도 많았습니다.

근데 이번에 도윤쌤과 상담하면서, 이론들을 가슴으로 느꼈던 거 같아요. 특히 이 연애 뿐만 아니라 제 인생 전체를 놓고 이런저런 말씀들을 해주시는데 정말 가슴 깊이 와닿았습니다. 도윤쌤께서 저보고 "굉장히 미시적인 타입"이라고 하셨죠. 아주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에 집착한다고요. 관계에 있어서는 열심이 아니라, 약간의 게으름과 나태가 도움을 주기도 하는 거 같아요. 그러니까 이 관계 하나에만 몰입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제 인생과 인간관계를 넓게 바라보고 더 많은 경험을 하는 것, 수많은 관계를 만들고 재회를 하나의 '선택지'로 남겨두는 것이 상담을 받을 때 도움이 되는 마음가짐이란 걸 깨달았어요. 그렇게 이 이별을 발판 삼아 상담을 통해 내 문제를 깨닫고, 더 많은 경험을 하면서 문제를 조금씩 교정해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거죠. 그 과정에서 재회가 된다면 땡큐고, 재회가 안 되면 성장한 내 모습에 걸맞는 더 좋은 사람을 만나면 되는 것이죠! (이게 맞나요...?)

또 "연애 문제를 해결한 사람이 일도 잘한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깊이 공감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일과 사랑이라고 했던가요. 전 이상하게 사랑을 할 때는 일이 안 되더라고요. 상담 상대랑도 연애할 때 싸우느냐고 커리어를 성장시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평생 이렇게 살 수는 없잖아요. 전 깊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도 하고 싶고, 명예와 부도 얻고 싶단 말예요... 연애 문제를 해결해서 평안한 사적 관계를 만들고, 제 일에 몰두하는 시간을 더 많이 쓰고 싶었습니다. 제가 지닌 강박을 긍정적인 쪽으로 활용하고 싶어졌어요.

바뀌고 싶어도, 이게 제가 살아온 버릇이 있는 터라 바로는 되지 않을 거 같아요. 도윤쌤께서는 저보고 3개월 동안 바뀌어 보라며 시간을 주셨어요. 사람은 3개월이면 바뀐다고요. 대체자도 많이 만나보고, 명상도 하고(상담 땐 웃어넘겼는데 실제로 해보니 은근 좋은 거 같아요), 염탐도 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조금씩 노력을 해보고 있습니다. 이제 '열심'의 방향을 재회가 아닌 '나의 성장'으로 바꾸어야 할 때인 거 같아요. 정말로 행복해지고 싶거든요. "한 번에 바뀌어야지"라는 생각은 또 강박인 거 같아서 내려놓고, 오늘 할 수 있는 것들을 조금씩 하면서 바뀌어 나가고 있습니다.

언젠가 "건강한 심리 상태란 똑같은 상황이 닥쳤을 때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다양한 것"이라는 문장을 봤어요. 저에게 그간 선택지가 '압박'이라는 단 하나 밖에 없었다면, 이제는 다른 선택을 해보려고요. 매일 들여다보던 아트라상 잊고 한 달만에 후기 남기러 찾아온 것만 해도 조금은 변화한 게 아닐까요...? 도윤쌤 저 의리 지켰어요!!

그래도 상대 생각이 종종 나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상대도 워낙 저에게 고프레임인가봐요. 그래도 생각 나면 "아 생각하지 마!!!"라고 강박적으로 여기기보다, "내가 생각을 하고 있네... 생각이 나나보다... 밥 먹어야지..." 하면서 스스로의 생각을 인정하고 흘려보내려고 하고 있어요.

그럼 10월에 뵙겠습니다, 도윤쌤. 재회도 좋지만 그냥 쌤과 대화하는 게 재밌어서 메일드릴 거 같아요!
서진쌤께서도 잘 이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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