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한서진상담사님/시간을 갖자는 남자와 재회 후기/80%
포지티브
2023. 08. 04
안녕하세요, 아트라상 내담자분들 !!
만남이 이어지면 꼭 후기쓰러 달려와야겠다 다짐했는데 이런 기회가 생겨 기뻐요.
저는 이번 상담을 남자가 시간을 갖자고 통보하여 그 당일날 신청하게 되었어요.
서진쌤의 도움으로 기다긴 기다림을 끝낼 수 있었지만, 거의 2주가량을 기다렸습니다.
제가 얼마나 멘탈적으로 약했었는지, 또 어떤 마음가짐으로 지침을 수행할 수 있었는지를 중점으로 상담을 기다리는 혹은 공백기를 보내고 있는 분들에게 잠시나마 숨통이 트이는 시간을 드리고 싶어요.
전 어린 나이에 아트라상을 발견하게 되어 예나쌤을 기점으로 강희쌤, 그리고 서진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앞선 두분은 한 사람을 상대로 2번의 재회상담을 받았는데 아쉽게도 재회는 하지 못했습니다. 예나쌤이 붙여주신 수식어가 '모태 고프레임 어린 내담자'답게 늘 신뢰감이 문제였어요. 그래서 이번 연애만큼은 주변 친구들이 절 부처님이라 부를 정도로 많이 참았다보니 예전보단 발전된 모습이겠지... 하고 상담을 신청했어요.
서진쌤의 통화를 긴장되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는데,
첫마디가 "XX님은 많이 억울하신 가봐요 ~ ^^"였습니다.
[상담 후기]
처음엔 어떻게 알았지 싶었어요. 분명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연글은 아니었는데 저도 모르게 제가 신뢰감을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를 적었나보더라고요. 항상 연애가 불안하다고 느낄 때, 상담을 기다리면서 후기와 칼럼을 미친듯이 반복해서 읽다보니까 저의 케이스도 어느 정도는 진단을 하고 상담을 기다렸습니다. 마치 병명을 알고 찾아간 환자같았달까요?
크게 2가지 제 문제점을 짚어주셨고 저는 눈물 콧물 흘리면서 말씀해주시는 걸 들었습니다. 이전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다라고 칭찬도 해주셨었어요. 지금 제 남자친구랑 1년 반 가량을 만났었는데 "남자는 늘 평가받는 기분이었을 것이다."라고 하시며, 어떤 감정으로 저와의 연애를 감당해왔는지를 설명해주셨어요. 제가 느끼기에 서진쌤은 공감하기보단, 호탕하게 웃으시면서 이끌어가시는 스타일이셨어요. 시간을 가지게 된 계기는 온전히 저의 잘못만은 아니었던 게 '상대방의 반복되는 약속 어기기'로 저도 점점 남자를 믿지 못하고, 반복되는 것에 지겨워하고 있었거든요. 이 문제에 대해서는 설령 헤어지더라도 내 잘못이라 볼 순 없다는 굳건한 믿음이 있었어서 상담사님께 누가 잘못한거냐-식으로 여쭤봤었습니다.
제가 이 사람을 만나면서 생긴 문제가 제가 추구하는 남자는 2등급의 사람이라면 이 사람은 그럴 능력까진 안되는 사람이어서 그 간극을 제가 못 견뎌 한 거였거든요. 한마디로 객관적 가치가 저한테 그렇게 높진 않은 사람이었습니다. 이걸 부정할 수도 없지만 인정하기도 싫었어요. 고로 저도 이 사람과 연애를 지속하려면 남자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했던 거죠.
저는 지적호기심도, 자기개발 욕구도 강한 사람이라 미리 준비했던 질문들도 지침 공개 후 다 여쭤봤었습니다. 서진쌤은 많이 지칠법 하신데도, 전부 답변해주셨어요. 제가 더 나은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질문하는 걸 이해하신다면서요. 제 성향은 분석적인 편인데 단점이 멘탈이 깨질 때 강박적인 것으로 풀려고 해서, "남자와 내담자 중 누가 더 마음이 크냐"는 식으로까지 물어보니 단순하게 생각하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행동지침/카톡 지침을 받으며 상담을 마치게 되었어요. 제가 불안해하자, 만약 남자가 읽씹한다면 바로 애프터 메일하라며 혼쭐 내주겠다고 해주셨습니다.
[지침 발송 후]
정말 멘탈이 많이 흔들렸습니다. 남자가 약 2시간 뒤에 답장이 왔고 장문으로 왔었어요. 카톡 미리보기로는 아래 내용을 볼 수가 없어서 끝내자는 말이 나올까봐 덜덜 떨면서 봤었어요. 요약하자면 남자는 부드러운 말로 "먼저 연락줘서 고맙다. 나도 얼굴 보고 얘기하려 했다. 생각은 거의 다 정리가 됐는데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는 식이었습니다. 저는 아트라상의 오랜 내담자이니 이제 장문 답장이 고프레임이라는 것 정도는 알겠는데 "생각이 거의 다 정리가 됐다."는 헤어짐이라는 의미 같아 조금은 슬프기도 했어요.
남자가 약속을 잡자고 하여 당일이 되었고, 저는 그동안 지하철이든 걸으면서든 서진쌤이 주신 지침 내용을 경우의 수별로 달달 외우고 체화시키려고 노력했어요. 진짜 뻥 안치고 이틀 안에 60번 정도는 읽었을 거에요. 좀 다행이었던 점은, 남자가 만나는 날 늦잠자서 제가 기다리게 되는 상황이었거든요. 바로 전화와서 정말 미안하다-고 하더라고요. 이 만남의 자리는 누가 더 마음이 편하냐의 싸움이라 생각해서 저는 기다려주는 만큼 오히려 내게 유리하게 상황이 흘러간다고 판단했어요. (잦은 지각문제는 본래 남자의 고질적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만났을 때 저는 활짝 웃었지만 상대는 웃지도 못하더라고요. 그만큼 긴장이 돼고 마음의 여유가 없었단 뜻이겠죠? 남자친구답게 정색하면서도 예쁘긴 하다며 툭 말을 던지는 걸 보고 참 남친답다..^^ 했어요.본격적으로 얘기를 시작할 때 저는 남자친구를 달래줄 작정으로 갔는데 자존심이 쎈 상대는 한번도 웃지 않고, 눈도 잘 안 마주치려 하며 힘듦을 호소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작전을 바꿔 서진쌤이 주신 지침을 "내가 먼저 생각한 바를 이야기 하겠다."고 하면서 차분히 다 얘기했어요.
역시나 남자는 하지만 나는 미래가 안 보인다. 나는 너와의 결혼까지 그려봤으나 지금도 힘든데 앞으로는 더 힘들 것 같아 서로 좋을 때 끝내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이게 어떻게 보면 이중모션인 것 같기도 해요. 이런 상황에서 정신 똑바로 차리고 "난 너에게 고프레임인 걸 알고, 너가 날 좋아하는 건 이미 알고 있다."라고 생각하고 여유있게 그랬구나~하고 들어줬어요. 심지어 제가 남자를 달래주는 말을 하자 "일부는 맞는데 일부는 너가 얘기한 이유가 아니다."라고 부정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결국은 일맥상통했었죠.^^ 그래서 제가 창과 방패처럼 상대는 절 자꾸 의심하는 말을 했고 (신뢰감 테스트), 전 침착하게 그리고 진심을 담아 답변했습니다. 이 과정 자체가 희망고문이기 때문에 고프든 저프든 막 매달리고 싶은 욕구가 불쑥 들때도 있는데 절대 저자세를 보이진 않았어요.
서진쌤한테 받은 카운터까진 치지 않았지만, 이건 제가 봐도 자존심 쎈 여자친구가 이렇게 깊게 고려해주는데 "내 멋대로 할거야!"라고 하는 게 이상할 정도였습니다. 칼럼도 칼럼이지만 여러분도 "누구나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다."를 아시잖아요. 상대도 그러고 싶어하는 게 뻔히 잘 보이더라고요. 신뢰감이 문제인 상황이었지만 고프 성향 자체를 버리질 못해서 그렇게 되도록 두진 않았습니다. "지금 헤어진다하더라도 오빤 나한테 어짜피 좋은 사람으로 남진 못한다."라고 한 마디 했어요. 저두 참 .. ^^ 결국 몇번의 신뢰감 테스트와 이중모션을 견뎌낸 끝에 상대와 헤어지지 않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제가 먼저 2주 후 선연락을 하는 것 자체가 상대에게 초고프, 자존심 쎈 여자의 특성 상 예측깨기 였고, 지침 내용이 너무 놀라 한 30번은 읽어봤다고 합니다. 그리고 원래는 완강하게 헤어짐을 굳히는 쪽이었는데 거기서 희망을 맛보기도 했다고 해요. 그래도 거의 70%는 헤어짐 통보쪽이었다가 만남에서 제가 했던 말, 그 외 지침 등이 상황을 뒤집었던 거죠. 제가 아무리 고프라 하더라도 내가 이러면 돌이킬 수 없을 텐데.. 덜덜 떨면서 혼자 울기도 했어요. 그럼에도 당일날은 "오늘은 이별을 선물하러 간다"는 마음가짐으로 집을 나섰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렇게 멘탈이 많이 흔들리는 저도 지침을 이행할 수 있었으니, 다른 내담자분들도 할 수 있다는 의미에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우선 이전까지 절 보듬어주신 강희쌤, 예나쌤 감사해요. 아직도 천방지축 어린 내담자 느낌이 있지만, 그때의 상담 내용, 반복된 저의 잘못을 주기적으로 읽어 현재 단계라도 도달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처음 뵌 서진쌤도 이렇게 재회까지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쌤과 대화할 수 있는 애프터메일은 소중한 기회이니 후기로 이렇게 상세히 말씀드리고 또 문제가 있을 때 쓰려고 해요. 무엇보다 풀죽어서 눈치만 보는 제게 "만약 이런 일이 생기면 혼쭐 내드릴테니 걱정마시라"라고 해주셨던 게 많이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상담사님이 안쓰런 맘에 시간을 많이 내어 이야기 해주셨던 것 만큼 진짜 지침 속 여자가 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해보고 올게요.
마지막으로 후기와 칼럼을 반복적으로 읽고 계신 내담자분들꼐도 고마움을 표하고 싶어요. 저도 진짜 미친듯이 새로운 후기 없나, 키워드 검색해서도 읽고 다른 분들이 상세하게 쓰신 후기에 위로 받기도 하고 내프 다지는 본인만의 팁을 읽으며 한없이 고마워하기도 하고 했거든요. 하지만 재회를 실패했던 경험이 있다보니 나도 도움이 되고 싶은데 쓸만한 게 없어 아쉬웠어요. 그치만 이렇게 후기로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릴 수 있어 너무 기쁜 마음입니다. 저는 아직도 갈길이 멀지만, 같이 노력하다보면 어느새 훌쩍 성장해 있을 걸 기대해보면서 오늘도 버텨봐요 !! 긴 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p.s) 상담사님 칼럼 써주세요오 ㅎㅎㅎ
게시글 삭제
게시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