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이강희 상담사님/중프저신/40%/연상연하 1차 이후 공백기
귿귿
2023. 05. 04
6살 연상연하 커플로, 여자인 제가 먼저 고백해서 사귀게 되어 상대보다 객관적으로 고프레임이지만 애매한 프레임으로 시작하게 된 케이스입니다.
저는 고프레임 '성향'인 동시에 내적프레임이 낮습니다. 사랑받지 못한다고 생각되거나 남자친구가 제 마음대로 하지 않을 때 굉장히 거슬렸던 것 같습니다. 이 때 생각과 감정 표현을 다소 직설적, 폭발적으로 합니다.
*마음에 안 들었던 부분
(예) 나와 함께 있는 시간 < 자신의 일정
예전보다 애정 표현 감소
주말에만 만나는데, 금요일에 술약속 잡음
*나의 내프가 낮다고 생각한 이유(추측)
-전여친 SNS를 끊임없이 염탐함
-남친 SNS에서 전여친의 흔적을 찾아서 그의 과거를 캐내려고 함
-별로 하는 일도 없이 남자친구의 연락을 하염없이 기다림
-남자친구가 연락할 만한 시간인데 연락 안 하면 빡침 등
남자친구는 상대적 저프레임인 동시에 내프가 낮습니다.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어 의견표현을 잘 안 하고, 내프가 낮아 자존심이 발동해 큰소리를 내거나 책임을 회피할 때도 있었습니다.
*내프가 낮다고 생각된 부분(추측)
-피해의식이 있음
-본인은 정말 헤어지자는 얘기를 안 한다고 함
(불만이 엄청 많다는 뜻으로 들림)
-자기 잘못은 많이 없고 남 탓을 함
(싸울 땐 심지어 나에게 책임 회피)
-전형적인 강약약강
-불만인 점을 표현하면 눈치준다고 표현함
약 9개월의 시간 동안 만나면서 서로의 프레임과 신뢰감이 낮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잦은 신뢰감 테스트, 결혼 얘기 부담 등이 신뢰감 하락에 큰 몫을 했고요. 남자친구도 점점 드러나는 별로인 인성, 남탓하는 태도, 기본적인 인생관 등이 저와 다르다는 수준을 넘어 너무 별로라는 생각이 들어 미래를 함께 하는 것에 대한 회의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첫번째 이별 때는 저자세로 재회요청했을 때 성공했습니다. 재회 후 감정조절, 생각 표현 등을 신경써서 했다고 생각했는데, 저자세로 맺어진 재회는 프레임을 점점 낮아지게 했습니다. 조금만 마음에 안들어도 비난의 화살이 저에게 꽂혔던 것 같아요. 결국 이번 두 번째 이별 후 매달림으로 프레임이 대폭 하락했습니다. 이 때 아트라상에 이강희 상담사님께 문서상담을 신청했습니다.
확률은 40%. 결코 높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남자친구가 별로인 줄은 알았지만 객관적으로 들으니 속이 시원했어요. 한편으로는 결혼까지 생각하고 고른 사람이 겨우 이정도인가 하는 생각에 현실을 부정하고 싶기도 했고요. 내가 기본적으로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활용하지 못해 아쉬운 생각도 들었어요. 그리고 꼭 재회를 해야 하는 걸까 하는 생각에 강하게 사로잡혔습니다.
1차지침 자체는 세다고 생각은 안 했습니다. 근데 내프가 낮은 남친에게는 셀 수도 있겠더라고요. 보내자 마자 카톡 차단을 하려 했는데 그 새에 카톡을 읽어버리더라고요. 답장은 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차단했어요. 1차지침 후 반응은 재회에 영향이 없으니까요. 2차 지침까지 공백기 받았으며, 지금은 1달 하고 1주를 지나고 있는 중입니다.
1차 지침 후 저는 대체자를 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소개팅을 했습니다. 그 때 만난 분이랑 지금까지 몇차례 만나고 연락은 주고받고 있지만 마음이 가지 않습니다. 일이 너무 바빠서 어디든 신경쓸 여력이 없기도 하고요. (그래도 노력은 해야겠지요.) 이런 바쁜 일상 틈틈이 남친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을 비집고 들어오면 정말 극혐이에요. 걔가 싫어요. 했던 말, 행동 등을 생각하면 몸서리 칠 정도입니다.
남자친구와 같은 운동 동호회를 하는데, 거기서 리바를 만든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진짜 개빡쳤죠. 근데 그만큼 힘들다는 뜻이라는걸 알고 있었으니까 이론을 알기 전 보다는 안빡쳤고, 생각보다 빨리 가라 앉았어요. 그래도 몇시간째 아트라상 블로그에서 칼럼을 뒤지며 탐독했고요. 마지막으로 정리한다는 생각으로 여기에 재회상담후기를 적고 있습니다.
왜 재회를 하고 싶을까요. 이렇게 별로인 사람을요. 리바를 보니, 정말 리바같더군요. '내가 저런 애랑 사귀는 남자애랑 재회를 하고 싶은 걸까?', '리바든 대체자든 뭘 했을 지 모르는 애랑 다시 연애(결혼)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물밀듯 밀려옵니다. 그럼에도 가닥은 재회를 향합니다. 마치 재회를 해야 한다고 스스로 설득하는 최면술에 걸린 것 같습니다.
재회를 하고 싶은 이유도 나름대로 정리하게 되었어요.
-남녀 관계에 필요한 것들을 너무 모르는 상태로 관계했기 때문에 미숙했고, 더 나아지고 싶음
-남자친구가 못생겼어도(외모비하 죄송, 제 표현입니다) 너무 귀여움
-나의 선택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기가 아직 이르다고 생각함
-남친이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나름대로 노력했던 부분을 인정하며,
상대적으로 나의 노력은 적었기 때문에 노력하고 싶음
사람의 마음은 변하니까요. 물론 쓰레기도 사랑은 받고 싶겠지만요.
상담결과에 따라 2차지침까지 보내고 애프터메일, 후기 등등을 쓰려고 했는데요. 리바 때문에 멘탈이 흔들려서 결국 중간후기를 썼습니다. 덕분에 그간의 생각들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절대 지침을 어기는 일은 없을 거고요. 저는 재회에 대해 왜이리 낙관적일까요? 소망적 사고의 오류일까요?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일까요? 아무튼 이제 잘 수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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