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후기는 단순히 아트라상에 대한 신뢰를 얻고자 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서로의 느낀 점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소중한 가치를 얻어가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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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나 상담사님, 은인이십니다 ㅠㅠ

악어2022 / 05 / 17
안녕하세요 상담사님!

바쁘셔서 이 후기 읽으시려나 모르겠어요 제 성향을 유전자로 딱 정리해주시면서 고프저신 내담자라고 하셨던 케이스라 말씀드리면 아실 거 같아요.

지침 쓰고 아직 공백기 중이지만 생각 정리를 위해 후기 남겨요. 글로 쓰다 보면 마음 정리가 되더라구요...

지침에 대한 반응은 일단 짧은 덕담이었습니다. 예상에서 벗어난 대답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막상 제 일이다보니 순간 엄청 흔들렸어요. 당장이라도 붙잡아야 될 것 같은 조급한 마음이 저도 들더라구요 ㅋㅋ 그치만 이러라고 쌤이 나한테 열변을 토한 게 아니다! 생각하면서 맘을 다잡았고 다행히 충동의 시간은 금방 지나갔습니다. ㅎㅎ

상담 끝나자마자 지침을 보냈고, 상대방은 바로 읽었고, 답장이 한 5시간 넘게 지나서 왔으니 그 사이에 그도 많은 생각을 했겠거니~ 합리화 중입니다. 소망적 오류에 빠지는 건 좋지 않지만, 이렇게 생각함으로써 공백기를 맘편히 보낼 수 있다면야... ㅠㅠ


재회 확률은 85%라고 하셨으니... 이제 지침을 보낸 이상 재회 여부는 제 손을 떠났고, 재회와 관계없이 제 잘못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기에 너무 값진 상담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고프저신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상세하게 제 문제점을 알 수는 없었어요. 상담 전, 칼럼을 읽으면서 어떻게 신뢰도를 올릴지 혼자서도 고민해 봤는데 확실히 신뢰도는 제 재능의 영역이 아니라서 뾰족한 수가 안 떠오르고 너무 어렵게만 느껴지더라구요.

상담을 안 받았다면, 제 문제를 알지도 못했을 테니 분명한 문제는 따로 있는데 다른 곳에서만 신뢰도를 올리려고 했을 거고 이번 연애는 물론 앞으로의 연애에서도 반복해서 같은 신뢰도 문제로 주저앉았을 것이 뻔해 보였어요. 상담 안 받았으면 어쩔뻔 했나... 소름이 돋을 정도였습니다.


요즘 생각으론, 막연하게 재회는 무조건 되지 않을까 생각중이구요. 재회 후에 진짜 고프고신으로 살아갈 날이 기대도 되고 걱정도 돼요.

상담사님 말씀 쭉 듣고 있는데 정말 신뢰감 관리를 잘 하는 사람들은 이런 걸 다 척척 해낸단 말이야? 나는 뭐가 문제인줄도 방금 상담사님 말 듣고 알았는데? 이런 생각이 들어서 너무 어렵게 느껴지니까, 또 바로 눈치채시고 딱 두 문장으로 압축하셔서 요것만 지키면 된다, 어렵지 않다, 하고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해 주셔서 좋았어요. 여러 가지 예시와 정리로 내담자를 이해시키시는 실력이, 강사를 해도 1타 강사가 되실 실력입니다 ㅋㅋ

고프저신이라고 말씀하신 걸 듣고 나니 뭔가 이때까지의 연애 중 의문점이 싹 풀리는 느낌이더라구요. 남자친구가 실제로 저한테 '너의 기대치가 너무 높아서, 내가 맞출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내가 열심히 해도 너는 늘 실망할 것 같다' 라든지, '너는 OO만 안 하면 된다고 하는데, 다른 것도 가혹한 잣대가 있을 것 같다' 이런 식으로 말한 적이 있어요.

그러면 저는 항상 '내가 기대치가 높다구? 난 무던해. 기.본.적.으.로 지킬 것만 지켜주면 되는데 ^^' 약간 이런 식이었죠 ㅋㅋㅋ 저는 대놓고 말해줘도 모르는 바보였는데 상담사님이 말씀해주시니까 바로 이해되어버리는 것... ㅠㅠ

제가 예민한 게 맞았고, 제가 까다로운 게 맞았고, 제가 인색했던 게 다 맞았어요. 상담사님 말씀 구구절절 다 맞았어요. 정말 깨달은, 달라진 모습을 보여서 신뢰감을 회복하는 지침을 주셨지만 지침만 그렇게 보낸 게 아니라 뒤통수 빡! 맞은것처럼 실제로 깨달았어요 저는 ㅠㅠ

그래서 지침을 바로 복붙해서 보낼 수 있었어요. 그냥 깨달은 제가 할 수 있는 진심에 가까운 말들이었으니까요. 머리로는 깨쳤어도 행동이 바뀌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겠죠. 습관처럼 저신 행동들이 툭툭 나오기도 할 거구요.

방법은 상담사님이 알려주셨으니 피나는 노력으로 다른 사람이 되는 건 제가 할 몫이겠죠? 다행히 이별과 별개로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나서, 이별의 시간을 조금 더 편안하게 보낼 수 있게 되었어요. 좋은 조건으로 이직이 가능하게 되었고, 너무너무 바쁜 와중에 주말에 친구랑 놀러가기로 했고, 심지어 사진 잘 찍는 친구여서 sns관리는 덤으로 될 것 같아요. 살이 많이 빠졌고, 약간의 시술의 도움도 받으려고 이번 주에 피부과도 예약을 해 놨고 진짜루 남은 건 재회뿐입니다.


가끔씩 밤에 자려고 누우면 아직까지도 가슴에 불이 나는것처럼 답답하고 이 이별의 상황이 납득이 되지 않아서 분하고, 눈물도 잘 안 나는 날이 있어요. 또 지금처럼 이성적이고 희망적인 날도 있구요. 이렇게 힘들었던 거, 그리고 큰 돈 들여서(!) 긴급상담까지 받아가며 예나쌤의 따끔하고 애정어린 조언 들은 거, 평생 잊지 않고 정말 달라져보겠습니다.

그럼 재회 후기로 뵐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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