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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는 단순히 아트라상에 대한 신뢰를 얻고자 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서로의 느낀점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소중한 가치를 얻어가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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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서영쌤/뺨때린 내담자/80%/2차지침 후기

벚꽃피는계절

안녕하세요, 하서영 상담사님.

남은 공백기를 모두 채우고 2차 지침을 보낸 후 후기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후기 쓸 때마다 등장하는 '뺨때린 내담자'키워드는 너무 어그로 냄새가 강렬한데, 짧고 굵게 저를 떠올리시게 할 키워드라 생각해서 매번 써먹게 되네요.ㅋㅋㅋ

제가 상담사님께 약속드린대로 1차지침 전송 후 공백기를 꽉 채울동안 애프터 메일을 단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는데요. 2차 지침 전송 후 상대방 반응을 확인한 후 효과적으로 사용할 생각이었고, 지금이 보낼 타이밍인지 아직 확신이 없기는 하지만 늦어도 금주 내로는 보내게 될 것 같아 정리할 겸 후기를 작성합니다.

상대방이 공백기 꽉 채울동안 단 한번도 연락이 없었기에, 다른 분들처럼 내적 프레임 손상으로 도중에 애프터메일을 사용할 일 자체가 없었습니다. 보낼 말이 하나도 없는데 뭐라고 보내겠습니까...

저는 상담사님이 공백기동안 해야 할 일을 알려주신 것 중 약 85%정도를 수행한 것 같습니다. 저는 참 잘해왔다고 생각하는데, 2차 지침 전송 후 반응에 오늘 제대로 자기는 글렀다 생각이 들 정도로 열이 받아서 뇌정지가 오는 것 같네요. 제가 공백기동안 해온 것들, 내적 프레임 변화, 상대방의 반응, 이론을 바탕으로 한 저의 해석 등을 순차적으로 남겨보겠습니다.


1. 공백기동안 해온 것들

1차지침을 보낼 당시 저는 핸드폰 캘린더에 단 하루의 오차 없이 공백기를 완벽하게 지킨 2차지침 전송 날짜를 입력해두었습니다. 지침의 내용을 고려해 일부러 아침에 출근하려고 막 일어났을 법한 시간에 2차지침을 보냈고요.

사실 공백기 중 처음 한 달은 이론과 후기를 미친듯이 공부한 것 말고는 별달리 한 게 없었습니다. 베스트후기, 아트라상 홈페이지에 2021년동안 업로드된 모든 후기, 칼럼에 등장하는 후기들을 모두 읽었습니다. 상담 통화 내용은 몇 번 들었는지 기억도 잘 안날 정도라 제가 어느 부분에서 웃었고 상담사님이 뭐라고 말씀하셨는지 외울 정도입니다.

상담시 딱히 언급이 없으셨던 부분이기는 한데 거의 강박에 가깝죠? 실제로 과거에 불면증으로 정신과에 내원을 했을 때 주치의가 완벽주의에 대한 강박이 다소 있는 편이라는 진단을 해주신 적이 있기도 합니다.

저 스스로도 제가 이론 숙지에 대한 강박이 심한 게 느껴져서 남은 한 달은 매일 방문하던 아트라상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일주일에 두 번 정도로 줄이고, 공백기동안 해야 한다고 하셨던 나머지 일들을 했습니다.

첫 번째는 대체자 or 리바운드를 찾고 고프고신의 애티튜드를 연습하는 것이었는데요. 정.말.어.려.웠.습.니.다.

'고프고신의 애티튜드를 연습'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대체자 or 리바운드를 찾고'부터 어려웠습니다.
저 스스로 30대 초반의 나이이기도 하고 이별 후에 살이 엄청 쪄서 객관적 가치 역시 손상된 상태라 대체자나 리바운드를 찾기가 까다롭겠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이별 후 아트라상에 오기 전까지 미리 감정소모를 많이 해둔 상태였어서 더 이상 애써서 누군가를 만나고 스트레스를 받기도 싫었어요. '진짜 마음에 드는 사람'이 아니면 굳이 알아가려고 노력 및 시간을 투자하는 것 자체가 싫었던 거죠. 저 스스로 원하지 않는 상태에서 숙제 해치우듯이 리바운드 만들려던 마음가짐에서 오류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연락을 하는 남자마다 하나 같이 제 스타일이 아니었고, 연락을 하면 하루~닷새 정도면 흥미가 떨어져서 중단해버리기 일쑤였죠. 나름대로 부지런하게 시도를 해오긴 했어서 열 명 이상 연락을 주고받기는 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고프저신 3살 연하'를 만나게 됩니다. 높은 이론 이해도를 바탕으로 상대방 프신 간파가 빠른 상태라 한 시간만 대화를 나눠봐도 이 사람은 자존감이 높고 즐거운 연애를 할 수 있을 남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업체 3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다양한 취미활동을 하고 있었고, 인문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전남친보다 키가 3센치나 큰 등 어느 면을 견주어도 전남친보다 객관적 가치가 월등히 높은 남자였습니다.(과거형)

심지어 저랑 성격이 너무 비슷한데(저의 신뢰감이 낮은 점만 제외하고) 이 사람은 신뢰감까지 높은 성향이었기에 보고 그대로 배워서 바로 미러링해서 써먹고 칭찬 및 호감 표현까지 받았죠. 대화가 너무 잘 통해서 대화 스펙트럼도 넓고, 취미, 과거 경험, 관심사, 사고방식, 표현방식 등이 헛웃음 나올 정도로 닮았기에 이별 후 처음으로 설레는 감정도 느꼈습니다.

이 남자가 연애해서 제가 손해볼 것이 하나도 없는 상대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저 스스로가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사소한 객관적 가치 하나가 아주 낮다는 것에 감정이 싸그리 식어버립니다. 그리고 제 쪽에서 먼저 편하게 지내자고 선을 그은 뒤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짧디 짧게 신뢰감 높은 척 연습을 하고 막을 내렸네요. 하하^^



2. 내적프레임 초 안정화

리바운드나 대체자를 구하면 내적프레임이 안정화될 거라 여겼는데, 제가 목표 달성을 못 해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고프고신을 만났는데도 오히려 상대의 프레임이 더 높아졌습니다.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을 것 같고, 저에게는 다른 방법이 필요했죠.

앞서 제가 이별 후 살이 엄청 쪄서 객관적 가치가 손상되었다는 말씀을 드렸었죠? 그래서 저는 객관적 가치를 높이면 저의 내적 프레임이 높아지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어찌보면 다이어트를 성공해서 예뻐지면 자존감을 높이는데도 도움이 된다는 건 당연한 얘기이기도 하고요. 제 인생에서 이렇게까지 모든 열정과 최선을 다 쏟아본 일 다섯 손가락에 꼽는 것이 바로 이번 다이어트네요.

자정을 넘어선 새벽 2시 현 시각을 포함하여 42일간 총 6kg를 감량했습니다. (체지방 -8kg, 근육량 +2kg) 대단하죠? 굶거나 약 먹거나 시술받는 등 편법 쓰지 않고 건강하게 다이어트를 잘 하는 중이어서 내적 프레임 상승에 굉장히 도움이 되었습니다.

외모가 개선된 것은 물론이고 패션을 좋아하는 제가 꾸밀 수 있는 한계치가 상승하고,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과 뿌듯함이 아주 큽니다.

유튜브로 헬스, 다이어트, 홈트레이닝 영상 보고 틈틈이 공부하느라 이론 공부할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어요. 공부하고 식단 짜고 운동하느라 너무 바빠서 다른 건 할 시간조차 없었고, 강박적으로 전남친 프로필 체크하던 것도 아예 안하진 못하고 하루에 한 번씩만 체크했습니다. 반응에 따라 전략적으로 프로필을 셋팅해야 하기에. 그러다 보니 재회에 생각투자를 덜 하게 되고 '나는 하려면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나 많이 멋있네.'하면서 내적프레임이 아주 크게 상승했습니다.

이렇듯 자기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것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내적 프레임 향상에 무척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3. 상대방의 반응 및 해석

1차지침을 보내면서도 상대방이 읽씹을 시전할 것을 99% 예상했고, 제 예상대로 상대방은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원망이 크고 상처도 받았을 것이라 생각했고 2차지침에서 상대방의 반응을 보니 제 예상이 맞았네요. 또한 하서영 상담사님께서 "1차지침을 받았을 때 상대방의 반응은 원망하고 화가 나는 감정일 거예요. 자신이 내담자님을 만나려고 그동안 많이 노력해왔는데 내담자님이 아예 다른 사람이 되어서 갔다고 생각하니 남 좋은 일 했다 싶을 거예요."라고 하셨는데 아주 정확합니다.

2차지침을 보내니 자존심 발동 반응이 보이고, 잔뜩 경계하는 것이 느껴졌으며 1차지침의 일부를 여러번 언급했거든요.

저에게 상대방의 프레임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던 것은 1차지침 전송 후 공백기를 완벽히 채울 때까지 단 한번도 선연락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첫 후기 작성시 '상대방이 먼저 여러 번 연락이 와서 공백기를 자체적으로 줄일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프로필 관리를 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히기까지 했었는데요.

상담사님 말씀을 빌리자면, 자존심이 1에서 10까지 있다면 저는 9라고 하셨습니다. 불특정 다수가 보는 공간이라 점잖게 문장을 다듬고 있지만 공백기 내내 쌍욕 올림픽 챔피언 될뻔 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내담자님들이 올리신 후기 중 안본 것이 거의 없는데 1차지침 후 공백기동안 연락이 아예 없었던 경우는 (있기는 하지만) 흔하지 않고 극히 드물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내가 유일무이한 반응을 얻은 것은 아니지만 별 특별할 것 없는 전형적인 고프저신 케이스일 뿐인데 왜 내 상대의 반응은 드문 경우의 수에 속하는 거지?"
문득 캘린더로 남은 공백기를 확인할 때마다 기분이 나빴어요.

1차지침을 보낸 뒤 첫 주말에는 저한테 편지라도 쓰는 것처럼 자기 속마음이 그대로 반영된 프로필 뮤직을 올리고, 그 다음주에도 그러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보름 이상 아무 변화가 없기도 하고 '가만히 있기'를 정말 잘하더군요. 프로필 뮤직으로 미련 철철 넘치는 티를 내는 것은 완벽한 가만히 있기가 아니긴 하지만 자존심 강한 저에겐 그 정도면 충분했습니다.

이론을 이해하고 있기에 상대방이 티는 안내도 아주 힘든 상태라는 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머리 따로 기분 따로였어요.

가끔 바뀌는 카톡 배경 사진도 별 의미 없는 자연 사진이더니, 공백기 일주일을 앞두고 아무 것도 없는 하늘 사진으로 바꾸길래 '그래, 니가 힘들 때가 됐지.'싶기는 했습니다.

배경사진에는 그냥 하늘색 단색만 보이는데 대체 왜 한건지 모르겠는 느낌;;

프로필 뮤직도 사랑했던 걸 후회한다는 둥 연락 안해줘서 서운했고 기다렸다는 둥(웃기네 본인은 왜 못함) 니가 계속 생각난다는 둥 왜 날 찼냐는 둥(니가 헤어지자 했어요 이사람아) 갑자기 난리 부르스를 추기 시작하더군요. 당황스러울 정도였어요.

아무 문제 없고 행복할 때는 절대 프로필 뮤직 안 바꾸는 사람이고 저랑 연애하느라 그럴 겨를도 없었는데 쌩쑈를 하다가 급기야 지침 보내기 이틀 전에는 프로필 사진을 아예 없애버리더군요. 저와 헤어진 후로 계속 유지하던 똑같은 프로필 사진을 근 5개월만에 갑자기 내린 거죠.

OK, 이 정도면 반응 좋다 2차지침 보내면 되겠다, 했고 자신 있게 2차지침을 전송했습니다.

그러나 상담사님께는 죄송하게도 1차지침은 매우 완벽해보였고 2차지침은 다소 의뭉스러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보내기 전부터 지침을 보내도 또 읽씹을 당하거나 단답으로 덕담 정도가 올 것 같다고 예상했었어요. 이걸 보내서 반응이 올까 싶었던 겁니다.

딱 일어났을 시간에 맞춰서 지침을 보냈는데 계속 안읽더니(미리보기로 읽은 거 다 안다^^) 점심 때 답장이 왔습니다. 퇴근하고 연락하겠다고 하더군요. 아트라상에 오기 전에 1개월간 이중모션 경험, 2번의 만남을 경험해본 사람으로서 바로 눈치 챘습니다.

사회적 지능이 없고 요령이 없지만 소나무마냥 올곧고 자기 나름대로 오지게 정직한 이 남자는 혼자 온갖 고민을 다하고 뭐라고 해야 할지 하루종일 정리한 다음, 진지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때 대화하려고 미룬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죠. 이중모션 때는 빨리 다음 말을 이끌어내려고 닥달하다가 망했었지만 이번에는 저도 일부러 다섯시간을 안 읽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나도 오늘은 바빴고 곧 운동하러 가니까 천천히 얘기해도 괜찮다'고 답장을 보냈습니다. 그랬더니 자기도 4시간이 지난 뒤에 답장을ㅋㅋ 월말 바쁜 업무 때문에 늦게 연락이 가능할 것 같은데 괜찮겠냐고 왔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상대방의 입장을 존중하려는 정중한 태도는, 제가 참 좋아하는 착하고 예의바른 면이면서도 동시에 답답하고 불필요한 선 긋기처럼 느껴져 싫은 면이기도 한데 그대로더군요.

연애할 때도 이맘때쯤이면 아주 바빴던 게 기억이 나서 '월말이면 바쁠만도 하다. 나도 좀 전에 운동이 끝나 씻으러 가야 하니 편한대로 해라'고 답장을 보냈습니다. 나름 여유 있는 태도로 신뢰감을 보호해보려 고민하고 보냈습니다.

그랬더니 기껏 한다는 말이 '연락이 와있어서 당황했고 차단한다길래(1차지침 내용) 잊고 있었는데 당황했다. 좋은 의도로 연락한거 맞냐(2차지침 의도 의심)' 이게 다였습니다. 퇴근하고 연락하겠다고 밑밥을 두번이나 깔길래 무슨 거창한 말이라도 하고 싶어서 그러는 줄 알았더니 고작 저 말하자고 그리 뜸을 들인 건가 싶어 어이가 없었습니다. 뜸도 그 정도 들이면 밥솥 다 타겠습니다 그려;

이론 이해가 있었기에 제가 떠보는 것일까봐 경계하고 겁을 먹어서 그러는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잊고 있었다는 건 자존심 발동이고요. 굳이 차단 언급한 것부터가 내담자님들이라면 '이 정도면 대놓고인데?'싶을 정도의 반응이죠. 떠보는 건지 확인하는 것까지 전형적인 자존심 발동 반응입니다.

내담자 쪽에서는 보낼까 말까 한참 고민하다 큰 용기 끝에 전송한 것이지만 상대방은 1차 지침 때 받은 타격이 떠올라 또 상처를 받을까 움츠러드는 것이죠. 동시에 제가 프로필 관리를 거의 완벽에 가깝게 수행해온지라, 본인은 힘들고 제가 신경쓰였는데 저는 신경도 안 쓰고 너무 잘 산 것 같아 자존심도 상하고, '나 힘들었어! 우씨...왜 연락했어?! 왜 이제야 연락한거야!' 이런 감정이 들 수 있습니다.

다 아는데도 너무 성질이 나서ㅋㅋㅋ 상상 속으로만 '잊기는 개뿔 프뮤로 미련 철철 아주 편지를 써제끼더만. 그럼 내가 뻥치겠냐?' 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절대 이러면 안 됩니다. 기껏 지침으로 올려놓은 신뢰감을 다 깎아먹는 미친 짓이고 전형적인 나쁜 고프레임 발언이라.

머리 따로 마음 따로라 이론을 이해해도 열이 받는 건 어쩔 수가 없었는지, 뭐라고 답장을 보내야 할지 한참 고민하며 상담사님이 써주신 지침 후 반응에 대한 가이드를 여러 번 읽고 35분만에 답장을 보냅니다.

제가 진짜 짜증이 치민 것은 여기부터였는데, 친밀감 보호하면서 카운터 펀치를 날려도 본인이 당황스러웠다는 말을 한번 더 반복하고 그냥 별일 없었다 한 다음 아무 말도 안하더군요. 진짜 사람 할말 없게 만드는. 무슨 대단한 말이라도 할 것처럼 대화의 추석을 깔던 사람이 말하기 싫은 사람처럼 구니 그냥 읽씹을 해버릴까 싶기도 했습니다.

별일 없고 괜찮아 보이니 다행이고 아님이 된다고 보냈더니 엄청 딱딱하게 '걱정해줘서 고맙고 너도 더위 조심해라' 식으로 마무리를 지어버리더라구요.

제가 전남친과 헤어지고 재회 공부하고 준비하는 일련의 과정동안의 이야기를 다 알고 있는 친한 남동생이 있는데, 전남친과 성격이 정말 비슷해서 행동 및 감정 해석을 정말 잘하거든요. 그래서 반응을 얘기해줬더니 '얘는 누나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생각할 겨를도 없었을 걸? 엄청 딱딱한데 자기 딴엔 선 긋는 것 같고 소심해서 겁 먹은 것 같아 보여. 대화하기 싫다거나 그런 건 아닌 것 같아.'라고 해석해줬습니다.

틀린 말이 아닌 건 아는데 계속 할 말 없게 만들며 대화를 마무리지으려 하는 행동에 이성보다 감정이 더 커져서 동생한테 얘 왜이러냐며 괜히 성질을 냈습니다.ㅋㅋㅋ

이걸 도대체 뭐라 받아쳐야 하나 고민하다가, 상담사님께서 상대방이 무뚝뚝하고 딱딱하게 굴 경우 경계심이 커지고 겁을 먹은 상태라서 그런 것이라고 친밀감을 보호하면서 카운터 펀치를 날릴 때 쓰는 멘트를 주신 것을 기억해냈습니다.

이걸 지금 보내는 게 맞나 싶어서 한시간을 고민하다가 그대로 복붙해서 상대방의 태도 부분만 살짝 수정해 보냈습니다.

그랬더니 '날 완전히 지우고 차단한다고 했는데 연락이 오니 당황스럽고 진짜 걱정되서 연락한건가 싶었다'고 하더군요. 1차지침의 내용을 한 번 더 언급한 거죠. 잊은 척하지만 오래전 1차지침 내용을 두번이나 언급할 정도로 그 부분에서 타격을 받은 것입니다. 알고 잇으면서도 성질이 뻗친 상태라 그런지 굉장히 삐딱하게 해석이 되었습니다.

차단한다고 큰소리 치더니 왜 연락하냐, 너랑 말하기 싫으니 말 걸지 마라. 이렇게 보이더군요.ㅋㅋㅋ 그리고 저 당황스럽다는 말. 아트라상에 오기 전 이중모션 기간에 진입할 때 상대가 사용했던 표현입니다. 제가 저자세로 일시적 신뢰감 상승을 유발하는 문자를 보냈을 때도 당황스러웠다고 했었죠. 완전히 연락이 끊길 때는 그 당시의 연락을 받았을 때의 본인 감정이 '당황스럽다'에서 '기분이 나빴다'로 바뀐 표현을 사용했었고요.(남한테 하는 이야기를 제가 들음)

그래서 이번에 여러번 당황스럽다는 표현을 쓰는 것 역시 제가 2차지침을 보낸 게 기분 나쁘다는 뜻으로 들렸습니다. 이렇게 연락오는 거 기분 나쁘니까 연락해서 흔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 같았어요. 게다가 2차지침 내용에 의심을 왜 계속 하는 건가 싶었어요.

화가 난다고 신뢰감을 깎는 반응을 보일 수도 없고, 전남친과 성격이 정말 비슷한 아까 그 동생(거의 평행이론 수준;;)에게 전남친의 카톡을 복붙해서 보여줬습니다. 얘 이거 기분 나쁘니까 연락하지 말라는 뜻 같지 않냐고요.

그런데 소심해서 겁먹고 무서워 하는 것 같아 보이고, 제가 잘 사는 걸 알고 있어서 안부를 물어볼 수도 없었을 거라고 하네요. 이럴 때는 아트라상을 공부하는 저보다 이론을 잘 아는 것 같아서 흠칫합니다. 저는 전남친이 오랜만에 하는 연락에서 저에게 예의상으로라도 안부조차 묻지 않는 게 불쾌하게 느껴졌거든요.

이 동생은 '내가 보기에는 소심해서 개쫄아있는 것 같고, 버려졌구나 힘들어 이러고 있다가 다시 키우려고 주워가는 건가 아님 된장 바르려고 주워가는 건가 싶은 거 같은데?' 라고 하더라고요.ㅋㅋㅋㅋ 상담사님 이게 맞나요? 이 동생 직장 때려치우고 상담사 준비해보라고 할까요?

그 말을 듣고 나니 그제야 전남친의 카톡 답장 끝맺음이 '싶어서...' 하면서 쩜쩜쩜으로 끝났다는 사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쭈글...

자신에 대한 감정을 완전히 지우고 차단한다는 말에 엄청나게 상처받았었나봐요. 제 연락이 가능성 제시가 맞다고 생각해버렸다가 다시 상처받을까봐 겁이 나서 다른 의도가 있을 거라 의심하는 것으로 대신하려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론에 대한 이해는 감정보다 이성쪽으로 저울추의 무게가 기울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 같습니다. 본인 연애가 아닐 경우에 한정해 냉철한 상담사가 되버리는 아는 동생 덕분에 전남친의 반응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었네요. 저도 남의 연애 한정 매우 호평 받는 무보수 상담사이긴 합니다만...^^

경계를 어느 정도 허물어주려면 의도적 저자세를 조금 가미하고 경계를 허물어주는 것이 좋을까 하는 생각에 마지막 답장을 보냈습니다.

제 직종이 글쓰는 것과 연관되어 있어 문장은 사적인 대화라도 거의 완성형으로 보내는 편인데 일부러 미완성형으로 이게 무슨 말인가 싶게 보냈어요. 여러 번 곱씹고 니 생각 한 거 맞으니까 가능성 제시 좀 당하라는 뜻에서요.

그랬더니 딱딱한 문장으로 일관하다가 처음으로 웃음을 섞으면서 '그렇게까지 사진보며 울진 않았어...'라고 하네요.
이 대화는 제가 상대의 딱딱한 태도에 열받은 채로 후기를 작성하기 시작했다가, 카운터펀치를 날린 뒤 이어진 반응으로, 후기를 작성하고 있는 도중 실시간으로 이루어진 대화입니다.

카운터펀치 날리기 전까지의 반응을 보고는 화가 났었는데 쭈글거리는 걸 보니 어이가 없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여러 모로 기가 차서 자동으로 화가 수그러듭니다.

안 울었음 안 운거지, 앞에 '그렇게까지'가 붙었다는 건 울긴 울었었다는 소리잖아요. 좀 전까지 경계하더니 뭘 그렇게 순순히 울었다고 인정을 하죠?...^^당황스러울 정도...

시간이 늦었으니 얼른 자라고 인사하길래 마지막 답장은 하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와중에도 제 연락처를 삭제하지 못하고 못하고 있으며 말 하기가 조심스러운 상대이니 눈치를 본다는 것에서 제 프레임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네요. 예전의 이중모션 도중 썸타는 분위기로 이어졌을 때 '전남친의 어설픈 리바운드'에 대해 전남친이 '저 사람은 어차피 나한테 중요한 사람도 아니고 가볍게 말해도 될 사람이지만 누난 아니잖아. 여러 번 생각하고 말해야 할 상대인데 누나한테 말할 땐 신중한 게 당연한 거고 저 사람한테는 그냥 분위기상 대충 던진거야. 그리고 나 누나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라고 한 적이 있었거든요.

실제로 재회 직전까지 갔다가 저랑 쫑났을 때, 쫑나자마자 제가 리바운드로 착각했던 그 여자와는 한순간에 교류를 끊은 걸 직접 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신중하고 제가 좋으면 받아들일 제 기분을 생각해서 융통성 있게 멘트를 치면 될 일인데 꼬실 때는 그런 거 잘하면서 눈치볼 때는 융통성이 박멸되나봐요.

상담사님 말씀대로 사회적 지능이 낮아서 받아들일 제 입장은 생각 못하고 쓸데없이 신중하고 겁을 많이 내고 있어서 본의 아니게 칼 같이 선을 긋고 업무카톡마냥 딱딱하게 젠틀맨톡을 보낸 건가 봅니다.

저, 성질 뻗쳐서 이중모션 및 자존심 발동 없이 무사히 재회로 갈 수 있을까요?

여태까지의 흐름으로 보아 어려울 것 같기도 하지만 이중모션 및 공백기에 들인 시간을 생각하면 이번에는 일주일에서 보름 정도의 짧은 기간 내에 재회를 하고 긴 여정의 종지부를 찍고 싶습니다.

3개월 미만 단기 연애인데 프레임빨로 버텨오며 이별 후 5개월이나 공을 들인 것도, 상대방이 아직도 프레임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도, 제가 아직도 이 '하찮귀요미'를 사랑한다는 것도 매우 신기합니다.

또한 제 완벽주의 성향상 재회를 해야겠다는 상담의 목적을 달성하지 않고서는 상대방의 프레임이 초기화될 수는 없을 것 같네요. 이사람에게 느끼는 절대적 가치도 있고요.

애프터메일을 단 한 번도 써본 적이 없어서 당최 어떻게 써야 할지 아직도 막막하기는 합니다. 다른 내담자분들이 어떻게 쓰셨는지 본 적도 없으니 무슨 질문을 드려야 할지도 모르겠고ㅎㅎ;; 다른 분들 중에는 안 써야 할 걸 빨리 써서 고민이라고도 하셨는데, 저는 써야겠는데 못 쓰겠어서 고민이군요.

하찮귀요미가 젠틀맨톡 보내는 걸 앞으로 어떻게 반응해주고 빠른 재회로 이끌지 모르겠어서 애프터를 사용하긴 해야겠는데, 주말이 될 때까지 잘 정리해봐야겠습니다.

잠시 성질이 올라와서 순간적으로 재회를 정말 할 수는 있을까 생각하기는 했지만, 상담사님의 해석을 신뢰하고, 더불어 제가 그간 충분히 잘해왔다는 것을 믿습니다. 잘 될 거라 생각하며 다만 재회를 최대한 앞당겨 한날 한시가 아까운 삼십대의 시간을 즐거운 시간으로 채우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요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데도 불구하고 상담 신청이 폭주하고 있어 하서영 상담사님께서도 고생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더울수록 건강 더 잘 챙기시길 바라며, 애프터 메일 때 뵙겠습니다.

새벽 4시, 내담자 벚꽃피는계절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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