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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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서영쌤/고프저신/공백기중 내프다지기

벚꽃피는계절2021 / 06 / 08
안녕하세요.

다른 분들의 후기를 읽거나 제 후기를 쓸 때 생각 정리가 잘 되었던 것 같아 두 번째 후기를 작성해봅니다.

저는 전형적인 고프레임, 자존심이 센 여자 내담자입니다.

블로그 칼럼, 내담자 전용 칼럼, 상담 지침 내용 닳도록 읽고 심심해서 다른 분들의 후기까지 틈틈이 읽었는데요. 교훈 및 반면교사로 삼기 딱 좋은 것 같아서, 다른 분들도 종종 멘탈이 흔들리실 때 후기 글들을 읽어보시면 좋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읽어보는데 (연애 당시)저만큼 한성질 하는 분들이 그리 흔한 편은 아니었던 것 같네요.^^;;

상담사님이 제 상대가 많이 힘들었을 거라 하셨는데(이별 전이든 후든), 머리로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저 스스로가 진심으로 공감은 못했었나봅니다.

그냥 뭐 내가 한성질 하니까 힘들었겠지 하고 말았는데 저만한 분들이 흔하지는 않은 걸로 보니..ㅋㅋ

첫 지침을 보낸 후 상대가 답이 없을 것을 예상은 한 바이나, 막상 진짜 답이 없으니 자존심이 많이 상했습니다. 그래도 어지간히 상처 받았으니 구석으로 기어들어가 있어서(?) 그러겠거니 이해해보려 노력 중입니다.

제 개인적인 견해로 자기 객관화가 잘 되어 있을수록 내적 프레임 관리가 좀 더 수월해지는 것 같습니다. 동시에 이론도 더 잘 이해가 됩니다.

상담사님은 저에게 눈을 좀 더 높여봐도 좋을 것이라고, 상대가 사회적 지능이 낮은 편이라 여자를 계속 화나게 하는 것이라고 하셨었는데요.

이미 알고 있던 부분^^ㅋㅋㅋ 그러나, 저 역시도 알면서도 그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것이 이해가 됩니다.

일단 게을러서 대체자 내지 리바운드 찾기를 귀찮아하고, 눈치가 빠르고 사람 상대한 경험이 많아서 나쁜놈은 귀신 같이 알아보니 남자를 만나도 금세 흥미가 떨어지는 게 대부분이에요. 성격상 대체자 찾기가 어렵죠.

또 제가 굵직한 트라우마 두 개로 오랫동안 가르시아 효과 속에 갇혀 살아왔는데, 이 사람이 그 두 개를 시원하게 깨버렸습니다. 그걸 의도할만큼 똑똑한 사람은 아닌데, 사람 자체가 헌신적인 면이 강하고 저프레임이다 보니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네요. 이제 트라우마가 사라졌으니 누군들 만날 수야 있겠지만 제가 만든 의미부여가 아직 이 사람에게 강하게 남아 있나 봅니다.

게다가 결정적인 건 이전에 진행했던 재회업체에서 그지 같은 솔루션(!)을 줬음에도 불구하고 재회 문턱까지 갔던 사람으로서 미해결과제가 강하게 남아 있기에, 그 대단한 자존심 때문에라도 절대 재회를 해야 합니다. 저는 마음이 식고 정리가 되려면 무조건 일단 재회를 해야 해요.ㅋㅋ

2차지침을 보내기 전 공백기 사이에 나에게 열렬히 매달려서, 지침을 깨지 않고 합법적으로 공백기를 줄이는 상황이 오기를 바라고 있었는데 연락이 안 오다니요. 약이 올라서 생각투자가 늘어납니다.

이론만으론 이미 삼분의 일쯤 상담사 흉내라도 낼 수 있는 상태면서 '이 자식 지침 보낸지가 언젠데 이젠 프사도 프뮤도 그대론걸 보니 슬슬 감정 정리하고 지 할 일 하면서 잘 살고 있는 거 아니야? 괜히 나 혼자 쟤 힘들 거라고 정신 승리 중인가?' 하는 생각이 불쑥불쑥 고개를 내밉니다.

멘탈 약한 분들이 왜 실수를 하거나 선연락을 보내고 혹은 상대의 연락을 받아주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네요. 그런데 저는 자존심 때문에라도 지침을 절대 못 어겨요. 그놈의 자존심...

사실 이 남자가 저를 쉽게 못 잊을 거란 걸 이론으로는 매우 잘 알고 있습니다. 잠깐 정신이 가출하려고 슬리퍼를 갈아신다가도 금방 현관 안쪽으로 들어오죠.

장기연애 했던 전여친과는 3개월만에 아무 감정도 안남고 저를 만났는데, 3개월도 안 만난 저는 3개월이 더 지났는데도 여전히 좋은 거죠.

거기서부터 이 사람은 '왜 안 잊어지지?' 하면서 생각투자가 이미 늘어나고 있을 것이고, 딴에 대체자 찾으려 노력은 엄청 했을 것도 알고 있습니다. 본인이 워낙 저프레임이라 본인보다 낮은 여자는 도저히 눈에 안 들어올 것이고, 그러면 애매한 고프레임 여자를 만나야 할 텐데 저보다 프레임 높은 여자를 쉽게 만날 리가 없거든요.^^;;

저는 살면서 저보다 프레임 높은 사람을 자주 보진 못했습니다..(자랑은 아니지요.)

제 상대는 SNS를 하지 않아 카톡 프로필에 온 힘을 실어야 유일하게 흔들 수가 있는데, 놀랍게도 상담을 받기 전부터 제가 부지런히 일정 주기를 두고 프로필 관리를 했던 모든 행동들이 지침과 일치해 소름을 느꼈었네요. 그럴 때마다 제 상대가 자기도 바꾼답시고 바꾸는데 아무 타격이 없을 사진을 바꾸고, 미련이 넘치는 프뮤를 바꾸는 걸 보아왔습니다.

노래 작사는 분명 작곡가가 했을 텐데, 어째 매번 내용이 저에게 쓰는 편지 같습니다ㅋㅋㅋ

딱 이 남자가 했을 법한 생각이고, 저와의 추억이 담겨 있고, 저와 재회 직전이었을 때는 유일하게 썸타는 듯한 노래였거든요.

1차지침 보내고 나서 편지 쓰듯이 또 프뮤를 바꾸더니 저를 저격했던 옛날 프뮤와 썸타는 프뮤를 지우고 자기 나름대로 정리를 하더니, 또 미련 가득한 노래들은 남겨 놓네요. 저를 의식하는 행동들이 눈에 보입니다. 진짜 싫었으면 제 연락처를 삭제했을 텐데 카톡친구도 그대로 남아 있네요.

와중에 잘 살아 보이고 싶어서 배경사진을 바꿨는데 그걸 보고 내적 프레임이 더 올라갔습니다.

여자랑 있음을 암시하는 사진까진 아니더라도 친구들이랑 놀고 술 마시는 사진이라도 올릴 줄 알았는데, 무슨 회사 사람들인지 집안 어르신들인지랑 가서 찍은 자연 사진이 올라와 있더군요.

그나마 저와 이별한 뒤로 제일 잘 지낸 게 그 정도인 겁니다... 안쓰럽기도 하고, 프로필 사진이 아직 저랑 헤어지고 얼마 뒤에야 찍은 3월 사진인 것도 웃기네요. 자기 딴엔 그게 제일 잘 나온 사진인 거죠.

문제는 이걸 다 알면서도 문득 '내가 이번에 엄청 잘 나온 전신샷을 올렸는데 왜 프로필이 계속 그대로야??' 하고 생각투자를 하게 된다는 겁니다. 쓰면서도 자존심이 상하네요.

자존심이 밥 먹여주냐는 말의 대답이 YES였다면 저는 몸무게로 강호동도 이겼을 겁니다.

저의 이별 후 대체자가 '먹방, 맛집, 먹부림'이어서 실제 몸무게는 나날이 증가하고 객관적가치가 손상되었기에 제 쪽으로 저울 추가 완전히 기울지 않아서 생각투자가 늘어나는 것이려니 하고 있습니다.

제가 패션에 관심이 많으니 새 대체자가 '옷'이라고 합리화하고 옷을 잘 입기 위해 다이어트를 해야죠.ㅠㅠ

사람을 대체자로 삼을 생각은 사실 들지가 않네요. 새로이 알아가기가 아직은 성가시기도 하고, 노력은 하고 있는데 눈에 차는 사람이 좀체 나타나지를 않네요.
제 상대가 저프레임이지만 저의 취향인 '귀여운 구석'이 확실히 있어서 이 점을 충족할만한 사람이 아니면 눈길부터가 가지를 않아요.

매력 없이 무조건 맞춰주는 저프레임이라기 보다는 부루퉁한 얼굴로 삐죽거리거나 혼나고 나서 비맞은 강아지처럼 힐끗힐끗 눈치를 보는 모습, 꿀 떨어지는 눈으로 저를 보고 있기만 해도 온 세상 다 가진 것 같이 웃는 모습, 절 기쁘게 해주려고 제 반응을 관찰하는 모습, 제가 기쁘게 해주면 신나서 재잘재잘 떠드는 모습, 그런 걸 보는 맛(?)에 이 친굴 만났는데 유사한 조건을 갖춘 사람이 쉽게 나타나진 않네요.

요즘 제 눈에는 매력 없는 저프레임 또는 나쁜 고프레임만 잔뜩 보입니다.

저도 연애 때는 나쁜 고프레임이었지요. 사실 그래서 이전 재회업체에서는 자책에 시달리며 많이 울기도 했습니다. 거기선 내 잘못 찾아내고 나를 낮추며 상대를 이해해주는 전략이 주를 이루었거든요.

아무튼 제가 나쁜 고프레임 행사하는 습관을 못 버렸다는 걸 이전 재회업체에서 알게 되긴 했는데, 개선하는 방법을 못 배우고 있다가 아트라상에서 공부하고 상담을 받으며 제대로 배운 것 같습니다.

알파벳 따라 쓰기 책 들고 원어민 회화 배우겠다고 설치다가 실제 네이티브 스피커를 만난 듯한 느낌이네요.

만약 제 상대가 아트라상에 왔다면 상담사님이 재회를 말리지는 않으셨을까 하는 생각도 살짝 듭니다. 간혹 다른 분들의 후기 속 '나쁜 고프레임 상대'를 묘사하는 내용을 보면 왠지 좀 찝찝한 것이 제 얘기하는 것 같을 때가 있거든요.^^;;

다행히 저는 악의가 있거나 못되어빠진 사람은 아니고 갱생이 되는 사람이라 자책은 안하지만, 제 상대가 1차지침에 답이 없는 것이 원망하는 마음 때문일 것이라는 상담사님의 말씀이 공감이 갑니다.

제 내적 프레임은 연애 당시에 비하면 상당히 많은 성장을 거두었지만, 스스로 생각하는 객관적 가치가 높지 않아 공백기를 보내는 동안 부지런히 가꾸며 시간을 보내려고 합니다.

"당장 재회해달라고 빌더라도 외모 비수기인 지금은 곤란하니 차라리 잘 되었다고 생각하자!"

"아, 공백기가 있어야 하다니. 내 나이엔 천금과도 같은 시간인데. 어차피 재회할 거 빨리 연락하지, 이 독한 놈!"

요즘 이런 양가감정 속에서 매일 싸우고 있습니다.

실패한 지난 재회업체에 대해 원망하는 마음이 많았었는데 요즘은 이미 미리 프레임 깎기, 신뢰감 떨어트리기, 이중모션 상황 등을 다양하게 겪어봐서 지침을 어기거나 공백기가 힘들지 않아 다행인 것 같기도 합니다. 다행히 회생불가 수준의 실수는 하지 않았었기에^^;;

내담자분들마다 내적프레임을 관리하는 방법은 조금씩 차이가 있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조금이라도 멘탈에 진동이 느껴지면 새로 올라오는 블로그 칼럼이나 후기를 읽고, 드라마 한 편 보면서 칼럼 내용을 필사합니다. 주변 사람들의 연애상담을 해주기도 합니다.

부작용이라면 상담해달라는 사람이 늘어나서 피곤하고, 누구를 대하든 심지어 드라마를 볼 때조차 프레임과 신뢰감에 대해 분석하게 된다는 점...

공백기를 풀로 채워야만 할 것 같은 확신에 가까운 불길한 예감이 드는 가운데, 종종 이렇게 소식 아닌 소식을 전할 겸 내적 프레임 다지는 용도로 후기를 남기겠습니다.

PS. 상담사님들 많이 바쁘신 건 알지만 손가락 운동이 하고 싶으실 때 블로그 칼럼 하나만 부탁드립니다. '가만히 있기' 때문에 새로운 칼럼이 너무 기다려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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