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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간 잠수이별 재회한 후기 #코지
2023. 03. 30
닉네임 : 코지
후기 작성 날짜 : 2022.08.08
안녕하세요. 저는 20대 후반 여자입니다. 헤어진 건 2월 말쯤이었고 상담은 4월 경에 받았습니다.
키워드로 표현하자면 저프레임 / 1년 반 연애 / 잠수이별 이라 할 수 있겠네요.
1년 반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함께 보냈던 남자친구가 잠수이별을 했을 때 심경은 반 년이 지난 지금도 그 때를 떠올리면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절망스러웠습니다. 싸운 것도 아니고, 명절이 끝나고 바쁘다는 핑계로 연락이 줄어들더니 어느날부터는 답장도 없고, 전화도 안 받는 모습을 보며 멘탈이 부서졌던 기억이 나네요.
처음엔 걱정했습니다. 얼마나 바쁘고 힘드길래 연락을 못하는걸까... 서운한 마음이 아예 없었다고하면 거짓말이지만 잠수이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저는 섭섭하다는 문자를 보냈다가 이해하는 척 문자도 보냈다가 제가 생각해도 저자세를 심하게 보였어요. 어떠한 답장도 없었고 이별을 받아들여야 하나 싶어 포기하려고 생각할 때 아트라상을 알게 되었습니다.
고민하다가 상담을 신청했고 한서진 상담사님께 배정을 받고 얘기를 나누는데, 상담사님의 첫마디가 이거였어요. '이렇게 화나는 케이스는 오랜만입니다. 남자가 최소한의 예의도 없네요' 라고요.그 말을 듣는데 갑자기 눈물이 나더라구요. 제 눈물샘을 터지게 만든 말은 '이런 일 겪으신건 코지님의 잘못이 아닙니다' 라는 말 한마디였어요. 제 마음 한켠엔 내가 얼마나 아무 의미 없는 사람이었으면 이렇게 잠수이별을 하지? 라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다는 걸 들킨 기분이 들었습니다. 심지어 부모님한테도 사실대로 털어놓을 수 없어서 안 맞아서 헤어졌다고 둘러대기 바빴는데 얼굴도 못 뵌 상담사님으로부터 이런 위로를 받을 줄이야...
상담을 통해 왜 상대가 잠수를 탔는지 그 속마음을 알 수 있었어요. 여기서 잠깐 정말 소름 돋는 건 다시 만나서 상담사님이 해주셨던 얘기를 남자가 똑같이 했다는 거에요. 나를 이렇게까지 이해해 줄 수 있을까 싶은 좋은 여자였는데, 그런 여자에게 이별 통보를 하는 게 죄를 짓는 것 같아서 도망치고 싶었다고 하더라구요. 상담사님께 들은 이유를 상대방으로부터 똑같이 들으니 또 한 번 머리가 정리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상담을 받을 당시 이미 충분한 공백기가 있었기 때문에 바로 지침을 보냈습니다. 상담사님께서도 어차피 지금 잠수를 타서 최악의 상황인데 나빠질 게 없냐는 맞는 말을 하셔서 용기를 가졌어요. 지침은 제 관점에서는 정말 평생 누구에게도 해본 적 없는 강력한 말들이었어요.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열 받은 것처럼 보이지는 않고, 프레임을 확 높일 수 있는 느낌이었어요.
단순히 잠수를 탄 것이 속상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상대방의 인생을 부정하는 내용까지 있어서 이걸 보내면 최소한 충격 받긴 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상대방한테 너무 상처주는 내용이 아닐까요?" 라고 여쭈었더니 "지금 잠수로 헤어짐을 당하신 분이 누굴 걱정하시는 거에요?" 라는 대답이 돌아와서 수긍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무튼 상담사님께선 재회를 돕긴 하겠지만 추천하지 않고 재회 요청이 돌아왔을 때 뻥 차시는 걸 추천하신다고 하셨는데, 알려주신 지침은 모두 지켰지만 이 말만은 따르지 못한 셈이 되었네요.
그렇게 지침을 보내고서 4달만에, 마지막 잠수탄 날로부터 6개월이 지나서 선연락이 왔습니다. 잠수를 타는 것도 갑작스러웠는데 매달리는 것도 이렇게 갑작스럽게 할 줄이야.. 제가 상담사님에게 남자는 이성적이고 단호하다고 주장했는데, 갑자기 연락 끊고 이별한 남자가 뭐가 이성적이냐고, 충동적이고 감정적인 사람이라고 하셨던 게 맞았네요. 괜히 제가 남친 편을 들어서 답답하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이제야 들어요. 재회는 뭐라 설명할 것도 없이 순식간에 일어났어요.
갑자기 저희 집앞에 왔다면서 전화를 걸길래, 기분도 나쁘고 무섭기도해서 못 나갈 것 같다고 끊었더니 계속해서 연락이 오더라구요. 지난 날들을 이야기하며 왜 잠수를 탔고, 왜 연락을 못했고, 어떤 심리로 반년을 보냈는지를 얘기했어요. 특히 본인이 바쁘고 힘든 상황이 끝나면 연락하려고 했는데 지침을 받고 보니 이미 저는 그 자리에 없었고 그 때부터 엄청나게 후회했다며 반응을 보였습니다. 지침 받고 몇 달간 연락도 없더니... 역시 겉으로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말이 맞아요.
사실 받아주지 않으려고 계속 거절했지만 남친이 '내가 이기적이고, 너에게 용서 받을 수 있을거란 생각도 안했다. 하지만 언젠가는 연락하고 싶었다. 이 마음도 이기적이라 용기를 냈다. 그냥 딱 한 번은 진심을 얘기하고 싶었다' 는 내용의 구구절절한 말을 하길래 마음이 흔들렸네요. 이 정도면 반성하지 않았을까 해서요.
상담사님께서는 재회했다는 소식을 듣고 한숨을 쉬실 수도 있겠지만, 예전과 많이 달라졌어요. 한 발 떨어진 상태에서 남자친구와 저의 관계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어요. 두 번 기회는 주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재회를 했고, 상담 받을 때의 저와 지금의 저는 많이 달라졌다고 애프터메일에서도 인정해주셔서 말씀하신대로 좀 더 강단 있는 모습으로 연애를 잘 이끌어나가 보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서진쌤!
#한서진 #저프저신 #20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