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후기
헤어지고 차단, 영원히 나를 싫어할 거라는 착각 #가이
2023. 03. 30
"그 자존심 강하던 상대가
'그동안 단 하루도 생각하지 않았던
날이 없고 너무 그리웠다'
라고 고백했습니다."
12년간 수만 명의 상담을 진행했던 아트라상에서 자주 다뤄지는 주제들이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를 꼽자면 '카톡 차단'이라는 주제가 있겠네요.
짧게는 3개월에 한 번, 아무리 길어도 1년에 한 번씩은 헤어지고 차단 당한 상황에 대한 칼럼을 써왔습니다. 아마 아트라상의 칼럼을 꾸준히 읽으신 분들이라면 '전남친 카톡 차단? 너무 뻔한데'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차단이라는 주제가 여러 번 다뤄지는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12년 동안 모든 상담사들은 매주 애프터 메일에서 '차단당했습니다. 제가 궁금하지도 않고, 완벽하게 다 잊어버린 것 같습니다. 제가 정말 꼴도 보기 싫은 걸까요?'라는 질문을 받아왔기 때문입니다.
이 칼럼을 끝으로 차단을 당했다는 이유로 패닉에 빠지는 사람이 더 이상 없길 바라며 칼럼을 작성했습니다. 길지 않은 칼럼이지만, 내용은 그리 간단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회적인 감이 좋은 사람들이라면 머리를 망치로 한 대 맞은 듯한 통찰력을 얻어 갈 수 있는 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재회 요청받은 후기/강희쌤 최고에요/고프저신
일자 220714 닉네임 가이
네, 대장정 끝에 재회 요청을 받았습니다. 재회 후기가 아닌 '재회 요청받은 후기'라고 쓴 이유는 상대가 아닌 제가 이중모션을 겪고 있기 때문이에요. 짝사랑 상대와 저울질을 하고 있습니다.
제 상대방은 그동안 거의 무반응에 가까웠어요. 상대는 지침 문자를 받은 후 바로 절 카톡 차단했고, 공백기 한 달 차쯤에 카톡 차단을 잠시 풀고 절 염탐했다가 다시 차단한 정황이 있었죠. 차단 당한 걸 제외하곤 어떠한 부재중이나 sns 염탐 흔적도 없었어요. 1차 지침만으로 선연락과 재회 요청을 받아냈어야 베스트인데 아쉽게도 상대는 공백기 동안 일말의 연락조차 안하더라구요^^
최근 짝사랑을 시작하는 바람에 2차 지침을 받을까 말까 하다가, 결국 받아서 전송을 했는데 그날 바로 연락이 왔고 그 이후로 매일매일 만나고 있어요. 상대가 선톡이나 만남 요청을 계속하는 상황이고 이중모션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절 볼 때마다 상대가 안달 나 하는 게 눈에 보입니다!!!
그 자존심 강하던 상대가 '그동안 단 하루도 생각하지 않았던 날이 없고 너무 그리웠다'라고 고백했습니다. 저는 상대와의 과거 힘들었던 연애사가 마음에 걸려서 재회를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구요.
상대가 반응이 없거나 내담자분들을 차단하고 있어도 지침 문자를 보낸 후라면 무조건 그리워하게 된다는 게 정말 맞는 말이네요. 아트라상, 그리고 강희쌤.. 참 대단한 분들이신 것 같습니다.
어쨌든 현재 저는 짝사랑 상대와도 친밀감을 쌓고 있는 중이라 너무 고민이 됩니다. 저한테 안달 나 하는 모습을 보니 상대의 프레임이 점점 희미해져가는 것 같기도 하고요.. 아무튼 재회는 이제 제가 선택만 하면 되는 상황입니다. 다시 한번 강희쌤께 감사하다는 인사드리고 싶네요!
아마 재회를 하게 된다면 상대에게서 과거 잘못들을 다신 반복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후에 해야겠죠.. 아트라상에서 다시 상담받을 일이 있어선 안되겠지만, 또 다음 연애에 문제가 생긴다면 찾아올 것만 같은 이 느낌...^^ 그래도 최대한 칼럼 읽고 혼자서 해결해봐야죠!
내담자님들께 조금이나마 희망을 드리고자 이렇게 후기를 남겨봅니다. 저도 후기를 읽고 많은 힘을 얻었었거든요. 모두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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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분석 -
상담사에게 '차단을 당했습니다. 어떡하죠?' 류의 질문을 해보신 분들 중 몇몇은 아마 상담사의 답변을 받고 조금은 섭섭한 마음이 들었던 적이 있을 것입니다..
'진짜 큰일인 것 같은데, 상담사는 왜 이렇게 태연하게 걱정하지 말라고 하지?'
'나는 진짜 너무 간절한데, 상담사는 왜 이런 내 마음을 몰라주는 걸까?'
내담자의 입장에선 이런 생각이 드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상담을 받은 사람들은 하루하루 상대방이 어떤 생각과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모든 것이 궁금한 상황일 테니까요.
심지어 헤어지고 차단 당한 후라면 더더욱 상대방이 어떤 생각인지 궁금하겠지요. 하지만 모든 것을 알려고 하면 할수록 오류에 빠지게 되고, 결국 아무것도 알 수 없게 되어버립니다.
순간의 감정이 영원할 거라 생각하지 마라
좁은 시야로 상황을 바라보게 되었을 때 빠지기 쉬운 오류는 뭘까요? 바로 '과도한 의미 부여의 오류'입니다. 큰 틀에서 보았을 때 작은 사건에 지나지 않는 일들이 내 눈에는 너무나도 중요한 사건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상대방의 순간적인 행동을 보고 상대방의 속마음을 넘겨짚게 됩니다. 순간의 감정에서 비롯된 말이나 행동을 보고 '이 사람은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이런 신념을 갖고 있구나.'라고 생각해버리는 것입니다. (차단했으니 나를 싫어하는 것이다.) 그렇게 넘겨짚은 속마음은 사실과 다르거나, 일시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너무 어렵게 들리지요^^?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매년 연말에 대형 문구센터에 가면 가장 큰 매대를 차지하는 상품이 뭔지 아시나요? 바로 '신년 다이어리'입니다. 저 역시 매년 빠짐없이 다이어리를 구매합니다. 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 다이어리를 살까요?
"올해는 글렀으니 신년에는 정말 계획적으로
목표한 모든 일을 이루고 열심히 살아야지"
위와 같은 마음으로 매년 다이어리를 사지만, 3월만 되어도 다이어리가 듬성듬성 비기 시작합니다. 여름이 지나면 다이어리를 어디 뒀는지 찾아야 하는 지경이 오곤 합니다. 그렇다면 '다이어리를 사는 사람 = 신년에 목표한 모든 일을 이룰 계획적인 사람'인가요? 아니겠지요. 새해에 열심히 살아야지라는 생각으로 다이어리를 사는 것은 순간의 감정에 불과합니다.
물론 1년 열두 달을 빼곡히 채우는 사람도 물론 존재하겠지만, 요점은 순간의 감정이 영원한 것이라고 넘겨짚는다면 잘못된 해석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입니다. 연애 중에 지나치게 불안해하거나, 상대방에 대한 불만이 끊이지 않는 사람들도 위와 같은 오류를 저지르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헤어지고 차단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차단을 당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매달리는 연락이 너무 많이 와서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은 마음에 차단을 했을 수도, 아니면 위 후기 내용처럼 프레임을 높이는 지침을 받고 자존심 발동이 되어 차단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너도 똑같이 느껴봐라!) 아니면 자꾸만 신경이 쓰이고, 생각이 나니까 괴로워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 눈앞에 있는 피자를 치워버리고 싶은 심정으로 차단을 했을 수도 있겠지요.
중요한 건 차단할 당시의 심정이 어땠건 상관없이, 그때의 감정이 평생 이어질 감정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영원할 것 같은 사랑에도 이별이 찾아올 수 있듯이 사람의 마음은 변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상대방의 마음을 변화시키기 위해 어떤 전략을 세워 실행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상대의 차단은 3월이면 듬성듬성 빈 칸이 생기는 여러분의 다이어리와 같습니다. 순간의 스트레스로 인해 차단할 수 있지만, 충동적인 감정은 얼마가지 못해 꺾이고 맙니다. 결국 프레임이 높아지면 상대는 나를 떠올리고, 이별을 후회하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나를 차단했더라도, 그 감정은 영원한 것이 아니니 결국 나를 그리워하게 만들면 그만입니다.
#이강희 #고프저신 #짝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