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후기는 단순히 아트라상에 대한 신뢰를 얻고자 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서로의 느낀 점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소중한 가치를 얻어가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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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진 상담사님/파혼/고프고신/상황적 신뢰감/환불/20%/1차 지침 후 공백기 중

마크툽2024 / 04 / 19
스스로 내프를 다지기 위한 글인지라 생각의 흐름대로 쓰다 보니 긴 글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후기를 쓰면 좋은 결과가 온다는 미신에 대한 희망도 일부 섞여 있음은 부정하지 않을게요.

저는 파혼한 30대 여자 내담자입니다. 서로에게 고프고신이었고 말 그대로 강력한 집안 반대로 상황적 신뢰감 하락, 파혼한 케이스입니다.

헤어지고 며칠을 멍한 상태로 보내다 이대로 놓치는 건 아니다 싶어 재회를 마음먹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칼럼과 이론을 읽고 오히려 아트라상에 의뢰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재회 이론은 심리학을 잠시나마 공부한 사람으로서 타당하다고 생각했지만 다양한 후기를 보니 역설적이게도 '내 상황은 진짜 힘들겠구나'라는 것을 느꼈거든요.

대부분 서로의 감정이나 태도 문제로 헤어진 케이스가 다수고 헤어지고 난 후의 대처도 저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행동이 정말 많았습니다.
상당히 오만한 생각이겠으나 대다수 사람들의 헤어진 후의 대처에도 저는 꽤 놀랐습니다. 읽으면서 제 생각의 알고리즘은 이하와 같습니다.

헤어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 상대도 어렵게 꺼낸 말을 완전히 무시하는 태도 아닌가? 사랑해서 사귄 사람을 무시해도 정도가 있지
내가 다 고치겠다며 매달렸다 -> 헤어지겠다고 마음 먹은 사람에게 조른다고 되나? 남은 정도 다 떨어지겠는데?
회사나 집에 찾아갔다 -> 스토커로 신고 당하면 어떡하려고?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했다 -> 듣기 싫은 소리를 반복하면 그게 스팸 전화랑 뭐가 달라?
장문 편지를 썼다 -> 편지는 사귈 때나 감동인 거 아닌가?

결론적으로 일반적인 사람들의 헤어지게 된 상황과 대처도 보았을 때 나는 정말 전문가에게도 방법이 없을 수 있겠다.


그리고 제 생각은 맞았습니다. 1차 신청은 지침조차 없어서 환불. 아예 도움을 줄 방법 자체가 없다 하셨어요. 다행스럽게도 전문가조차 손을 들어버린 상황이 되자 마음 잡기 더 쉬웠어요. 내가 날 아끼지 않으면 그 누가 날 아끼나 싶어 일부러 맛집을 다니고 옷도 사고 피부 관리도 받아가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생각 투자를 줄이기 위해 회사의 온갖 프로젝트는 전부 다 지원해서 몇 달은 야근 속에 살았고요.(제 밑의 파트원들에게 묵념)

그러던 중 전남친이 조금씩 연락을 하기 시작했지만 거기까지 일 뿐 연락은 하되 만나지는 않는 상황이 몇 달 째 지속되었습니다. 이미 난 잘 살고 있는데 다시 재회를 시도해야 하나? 싶었지만 결혼까지 생각한 인연인데 그냥 흘려보내기는 아까워 2차 신청을 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확률 20%, 환불 권유였지만 어디 하는 데까지 해보자는 오기가 겹쳐 상담을 신청했어요. 사실 신청하기까지 결심은 사실 쉽지 않았습니다. 칼럼을 보면 나는 100% 강력지침이 나온다, 뭔지는 몰라도 내가 그걸 보낼 수 있을까? 싶었거든요. 상담사님께서도 정말 흔치 않은 순수한 상황적 문제로 이별이고 저나 상대방의 성향을 분석해주시되 연애에 대한 문제점은 말씀하지 않으셨어요.(별로 지적할 게 없어서가 아닌가 합니다.) 다만 지금 상황은 남자 쪽에서 애매하게 미련은 보이되 이중모션이 약하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엄청난 강력지침을 받았습니다.

사실에 기반해서 상대를 비판하되 아주 상처를 후벼 파는 내용이었죠. 이론을 꽤 읽었는데도 와, 이거 보내면 끊어지는 거 아냐? 싶었어요.
이걸 보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는데 자체 뇌내보정인지 몰라도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결혼하면 진짜 예상치 못한 수많은 난관을 수십년 간 함께 거쳐가야 하는데 이정도 극복도 못한다면 그런 사람을 내가 어떻게 신뢰하고 한평생 같이 사나
그리고 진짜 인연이면 내가 설령 칼춤을 춰도 돌아오겠지, 반대로 인연이 아니면 내가 이렇게까지 노력했는데도 안되는 거겠지


정말 많은 생각 끝에 보냈고, 읽씹과 카톡 프로필 차단을 당했어요. 읽씹까지는 예상했는데 카톡 차단은 진짜 당황스럽더군요. 이론을 보면 정말 지침이 잘 먹혀들어간
케이스인건 맞는데 기분은 썩 좋지 않습니다. 얼마나 상처를 주는 내용인지 뻔히 아니까요. 근데 생각해보면 재회를 원한다는게 상대방의 헤어짐이라는 판단을 무시한 저의 이기적인 소망이 아니겠어요? 다시 만나기 위해 상대에게 상처 주고 제 이기심을 강요한 만큼 재회하면 제가 더 잘해주면서 갚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대가 이 모든 상처를 딛고 절 선택한다면 당연히 저도 이기적인 제 선택에 대한 미안한 만큼 평생 잘해주며 살아야죠.

보낸 지 이제 일주일 째. 과연 제게도 다른 재회 성공 내담자들처럼 폭발적인 결과가 올지 아닐지는 기다려야 합니다. 안되면 미리 에프터메일로 신청해놓은 2차 지침을 써야겠죠. 저는 일부러 2차 지침을 빨리 받았어요. 대처법 없이 공백기를 기다리는 것 보다 최악의 수를 미리 대비하는 게 저에게 더 도움이 되거든요. 물론 잘되었을 때의 방안도 미리 받았습니다.

저도 그렇지만 사실 재회는 모두에게 반반의 확률이라 생각합니다. 제 케이스가 20%라 해도 그건 수많은 상담을 다루는 상담사님들에게 20%인 거지 내담자에게는 재회되면 100%, 실패하면 0% 아닐까요?

그리고 저는 제 사람 보는 눈도 믿어요. 저 같은 여자를 놓치고 절대 저보다 더 잘 맞고 좋은 여자를 만나기 아주 어려울 것임을 잘 알 거라 확신합니다. 제가 사귄 남자인데 그 정도 안목은 당연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그 과정에서 노력은 필수겠지만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데 이렇게까지 노력함에도 이어지지 않으면 그건 진짜 신이 보기에 아닌 인연이라 생각하려고 합니다. 대신 공백기 동안 열심히 칼럼도 읽고 제 자신의 삶에 집중하면서 보내려고요.

저도, 내담자 분들도 모두 원하는 사랑 이루시고 그 사랑으로 평생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한서진 상담사님께도 감사드립니다. 2차 지침에서도 안되면 다시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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