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라상-1
후기
후기는 단순히 아트라상에 대한 신뢰를 얻고자 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서로의 느낀점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소중한 가치를 얻어가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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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나 상담사님 긴급상담 후 행동지침 후기

나뇽이

안녕하세요. 애프터 메일을 쓸 상황은 아니고, 예나쌤이 많이 궁금해하실 것 같아서 지침 수행 후 잊어버리기 전에 복기하는 마음으로 바로 후기 작성합니다.


30대 / 초고프저신 / 6개월 연애 / 멘탈 약한 상대 / 시간 갖자는 말 듣고 상담받은 후 만나서 완전한 이별 / 80-85%


현재까지는 이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19학번 내담자이고 이번 상대방과는 썸 상담 1번, 연애 유지 상담까지 1번을 받았기에 민망하고 부끄러워서 아이디를 바꾸어 후기 남기려고 했었어요. 그러나 이렇게 된 마당에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고 상담사님들과 다른 내담자님들에게까지 제 자존심 세울 필요 없는 일이니까 원래 아이디로 작성합니다.


저는 시작부터 굉장한 고프레임으로 시작했고 연애 기간 중 프레임 떨어진 적 없습니다. 대신 저의 고질적인 신뢰감 문제가 있어서 초반부터 신뢰감 문제가 누적되어왔어요. 마침 최근 남자가 직장 일로 스트레스를 받으며 이성의 힘이 높아져 가고 있었는데 저는 계속해서 신뢰감을 잃어갔고 결국 월요일에 남자가 시간을 갖자고 통보했습니다. 그리고 금요일에 만나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었어요.


시간을 갖자는 말을 들은 직후의 제 대처가 상담사 지침급 대처였다고 하셨어요. 그날 바로 긴급상담 신청해서 상담 받았고 예나쌤의 아주 정성스러운 행동지침을 받게 되었습니다. 예나쌤 궁금하실 텐데요! 우선 저 스스로는 행동지침 거의 100% 수행했다고 생각합니다. 걱정했던 부분인 눈물도 전혀 보이지 않았구요. 그냥 대화하는 내내 웃으면서 여유로운 모습이었습니다. 다른 비언어적인 부분도 상대 입장에서는 ‘이 여자가 이별을 이미 생각하고 왔나 보다’ 싶었을 거예요. 남자가 올 때부터 제 짐들 정리해서 가져온 모습 보고 ‘아, 오늘은 그냥 이별 확정이구나.’ 예상했기에 당황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남자는 시작부터 이별을 이야기하더라구요. 그래서 남자 이야기 차분히 공감하며 들어준 후 1차 카운터 펀치와 2차 카운터 펀치를 적절히 이어 말했습니다. 멘탈이 약하고 순한 타입의 남자는 저한테 쌓였던 부분은 없었고 제 잘못이 아니며 그냥 서로가 다르고 맞지 않았을 뿐 제가 고칠 문제는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어찌보면 자기가 비겁한 거라고.


저는 남자의 그러한 자기 비하적 발언들에 ‘오빠가 비겁하다기보다는 오빠가 나를 아껴줬으니까, 배려하는 마음에 그런 거지, 이해해.’ 등등 신뢰감 높은 모습으로 대처하려 했습니다. 여기에서 남자가 ‘여기서 또 의견 차이가 있네’라는 식으로 이야기해서 실수했나, 싶었지만 바로 여유롭게 웃으며 넘어갔습니다. 지침 중 ‘서로에게 중요한 시기’라는 이야기를 한 부분에 대해서는 자기는 당장은 결혼 생각이 없으며 아무래도 여자 쪽이 더 급할 테니까 그렇게 생각하는 거 이해한다는 식으로 나왔습니다. 우리가 더 어렸다면 달라졌을까 싶기도 했대요. 이 부분이 뭔가 살짝 걱정되는 부분이긴 한데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아요.


남자는 이런 이별이 처음일 겁니다. 2년 반 전에 헤어진 전여친과의 이별 스토리를 들었었는데 전여친이 정말 아트라상 이론을 역행하는 수준으로 대처했더라구요. 저는 제가 생각해도 상위 20%의 대처를 해 놓았기 때문에 재회는 되지 않더라도 남자에게 제가 많이 미화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이별을 통보한 건 그쪽이지만 저보다 오히려 상대방이 저와 눈도 잘 못 마주치고 어렵게 이야기를 꺼내는 모습이었습니다. 이야기 끝난 후 제가 먼저 시계 보고 일어났구요. 서로 덕담하며 마무리했습니다. 심지어 마지막엔 제 짐 중에 상대가 빼놓고 온 게 있었는데 ‘그거 비싼 건데ㅋㅋ’ 하며 서로 빵 터지기까지 했습니다. 물론 그 물건 안 줘도 된다고 그냥 가지라고 미련 없이 떠나왔습니다.


이제 공백기를 보내야겠죠. 남자 직장 일정상 최소 1달 반 이상은 선 연락 절대 없을 것 같아서 그냥 공백기 잘 보내보려고 합니다. 사실 급작스럽게 이별한 게 아니라 시간을 갖고 서로가 없는 시간에 약간 익숙해진 상태라서 당장은 이별이 마냥 힘들진 않네요. 지금 집에 와서 후기를 쓰고 있으면서도 눈물 한 방울 나지 않습니다. 마음이 쓸쓸한 정도네요. 어쨌든 제게 남은 건 공백기이기 때문에 큰 변동 사항이 없다면 애프터 메일도 쓸 일이 없을 것 같아요.


남자가 가능성이나 여지를 주는 발언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sns관리 관련해서는 따로 말씀해주신 건 없지만 제 나름의 계획이 있어서 이걸 점검받고 싶은 마음도 좀 있어요. 하지만 정말 중요한 상황, 공백기 후 다시 지침을 써야 하는 상황을 위해 남겨두겠습니다.


여전히 재회 의지는 있습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그리고 그래서 더 자신이 없지만) 결혼 생각도 들 만큼 제가 많이 좋아했거든요. 다음 주가 200일이고 남자 생일인데 미리 사 둔 선물도 전해주지 못해 참 아쉽습니다. (생일 축하 연락 안 할 거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재회 의지는 확실하고 낮은 확률도 아니라는 거 알고 있지만 그래도 재회만을 바라보지는 않을 거예요.


이별을 완전히 받아들이기 위해 가족들 친구들에게도 헤어졌다고 알릴 거구요. 사실 가족들이 다른 객관적 가치 높은 남자들도 몰래 만나보라고 전부터 권해왔던 터라 그 남자도 바로 만나 보려구요. 마음이 많이 쓰리지만 대체자 찾는 노력 계속할 거예요. 어제는 이별을 직감하고 살면서 처음으로 소개팅 어플도 깔아봤답니다. 사실 지금 가장 생각나는 건 4년 반을 만났던 이전 남자친구입니다. 제가 고프고신으로 마무리 잘 해놨던 사람인데 종종 생각이 났거든요. 이 사람도 저한테 저프는 절대 아니라서요. 하지만 확신 없이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연락해서 이 사람에게 다시 상처 주고 싶지는 않아서 연락...은 잘 모르겠어요.


자꾸 글이 구구절절 길어지는 것은 저도 힘들다는 증거겠지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연애라 더 그러네요. 그래도 제가 좀 가능성이 있지 않나 생각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 여자 시작부터 끝까지 초고프
- 함께 힘든 시기를 이겨냈고 서로를 이상형이라고 느끼는 부분 있었음 (다른 여자들과 다른 특징이 있긴 합니다)
- 시간 갖자는 통보, 이별 통보 받았을 때 모두 대처 잘 했음
- 짧은 만남이었지만 매일 만나서 추억이 많고 겹치는 게 많음
- 남자 매우 감성적인 타입


내프를 다져보려 열심히 적어봤지만 모든 내담자들이 그렇듯이 담담한 상대의 모습에 재회 가능성이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중입니다. 전화번호는 삭제했는데 차마 사진은 지우지 못하고 옮겨 놨어요. 카톡도 그냥 숨김 처리만 해놨구요. 이제 저도 많이 바빠질 예정이라 일상은 흔들림 없이 잘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완전한 이별 통보를 받으니 미해결 과제가 해결되어 시간 가질 때보다 편한 부분도 있어요.


예나쌤, 저는 아무래도 선생님을 계속 찾을 것 같아요. 지금도 선생님이랑 너무너무 얘기 나누고 싶어요. 많이 응원해주신 만큼 저 정말 달라져서 다시 상대를 만나든 혹은 다른 누구를 만나든 이제 진짜 괴로워하지 않고 예쁘게 연애할게요. 변동 사항이 있거나 공백기 끝나갈 때쯤 애프터 메일로 찾아뵙겠습니다.


그리고 강희쌤, 이 글 보시면 많이 안타까워하실 것 같아요. 정말 공교롭게도 제가 지난주에 긍정적인 깨달음을 얻고 달라져야겠다 마음먹은 후 애프터 메일 작성했고, 선생님 답장받기 직전에 시간 갖자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그래도 너무 걱정마세요! 메일에 남겼던 고무적인 제 근황 전부 사실이거든요. 저 요즘 직장에서도 인정받고 있구요, 시간 가지면서 살도 2키로나 더 빠졌고(저 주변에서 자꾸 예뻐졌대요) 새로 시작한 취미 학원 어제 수업 들었는데 진짜 너무 재미있고 스트레스가 확 풀리면서 그 순간만큼은 상대 생각이 아예 안 나더라구요. 심지어 남자 선생님인데 좀 멋있으셔서 그냥 매일 연습하러 가려구요! 학원 위치가 연애 중일 때 등록한 거라 남자네 동네라서 그건 좀 신경 쓰이지만^^


지금은 뭐 이별한 지 3시간도 안 지났으니 남자 프레임이 너무 높아서 당연히 미련이 남네요. 다들 아시죠? 이별 처음도 아니고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고 나도 남자를 잊을 걸 알지만 프레임이 남아 있으면 ‘내가 그 사람을 잊는다’라는 사실 자체가 너무 슬픈 거. 하지만 어쨌든 결국 괜찮아졌고, 비싼 돈 내고 상담까지 받았던 사람은 싹 잊고 또 새로운 사람을 대상으로 상담받고 있잖아요 우리~ 다 괜찮아질 겁니다. 이렇게 스스로를 달래보네요.


상담사님들 정말 이 마음을 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를 만큼 너무 감사드려요. 다른 내담자분들께도 힘이 될 수 있도록 긍정적인 후기 들고 오고 싶습니다. 반드시 행복해질게요. 선생님들도 꼭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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