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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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재결합, 장기전 재회 후기 #유레카

2020 베스트

전 다툰적도 많았지만 남들처럼 평탄하게 결혼 생활을 해 왔다 생각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이혼하자는 말을 들었습니다. 너무 괴롭고 지친다고 하더라구요. 이제 7살인 아들을 생각해서 한 번만 다시 생각해보라고 빌고 빌었지만 절대 마음을 돌리지 않았던 그였습니다.

같이 있기도 싫다며 찜질방에서 자겠다는 남편, 차라리 내가 나가서 잘 테니 당신은 집에서 편히 자라고 말하기 위해 뒤쫓아가다 다른 여자와 단둘이 있는 장면을 목격하고 모든 상황을 이해하게 됩니다. 배신감에 온갖 막말을 퍼붓고 뺨까지 때리고 왔던 그 때가 벌써 1년 6개월 전이네요... 짧게 적었지만 인생에서 가장 끔찍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남편은 일이 이렇게 되었는데 어떻게 같이 사냐며 황당할 만큼 당당히 이혼을 요구했고, 아빠를 찾는 아이가 눈에 밟혀 손수현 상담사님을 찾았습니다. 가만히 있으라는 칼럼을 무시하고 뺨까지 때려버렸으니 당연히 환불 권유를 받을거라 생각했는데, 놀랍게도 제가 들은 첫 마디는 '잘하셨습니다. 확률도 80%는 됩니다' 였습니다. 남자의 잘못이 확실한 케이스라 괜찮다 하셨습니다.

 

강력지침을 써야 하는 케이스로 분석하셨고, 저는 주저없이 지침을 보냈습니다. 곧바로 괴물 같은 년이라며 어마어마한 자존심 발동과 합리화로 무장한 원망의 카톡을 받았습니다. 생전 처음 듣는 욕설로 정말 상상 이상의 반응이었고 누가 봐도 저에게 모든 정이 다 떨어진 듯 했습니다.

제 우려를 부추기듯 2차 지침과 3차 지침 모두 이렇다 할 반응 없이 처참히 씹혀져 나갔습니다. 그렇게 지침을 수행한 지 1년이 되어가자 아무리 칼럼과 후기를 많이 읽어도 지치더군요. 20%의 실패 케이스가 나구나.. 남편은 그 여자와 잘 지내고 있을텐데 나만 궁상 떨며 괴롭고 있는 거겠지... 그 와중에 어린 아들까지 케어를 하려니 내적 프레임이 바닥을 치고 공황장애까지 왔었습니다.

 

 

 

그렇게 여러 번의 상담을 통해 4차 지침까지 받았습니다.

 

4차 지침을 받던 마지막 상담에서 빨리 결과를 못 보여드려서 죄송하다며 미안해하시던 상담사님 말씀이 기억이 납니다. 전 실패한 것 같아 슬프긴 해도 상담사님을 원망하거나 사과를 바랐던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속상한 마음에 부렸던 투정을 상담사님이 어떤 마음으로 들으셨을지 조금도 고려를 못 했던 것 같습니다 ㅜㅜ

그 땐 당황해서 제대로 답을 못 드렸는데... 상담사님 제 후기 읽어주시겠죠? 이 자리를 빌어 그 때 못다한 말씀을 드리려 합니다.

 

솔직히 남편의 무반응에 속상했던 적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1. 확률은 80이다. 안 될 확률 20이 있다는 걸 알고도 시작한 건 나고, 100% 케이스가 아니게끔 결혼 생활을 해 왔던 것도 나다.

 

2. 이 분은 내가 믿기로 선택한 사람이다. 설령 이 분의 분석과 지침이 틀렸다고 해도(물론 그럴 리 없습니다) 믿겠다 결정한 내가 감당할 몫이지 상담사를 탓할 게 아니다. 상담사도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어차피 내가 혼자 해도 안됐다.

 

3. 상담사는 내가 실패한다면 같이 마음 아파해줄 사람이다. 결혼 생활을 망친 건 나와 남편인데, 내 편이 되어주고 나를 도와주신 상담사님에게 왜 재회가 되지 않았냐는 식으로 탓을 돌리면 안된다.

 

라는 생각으로 1년 반을 아트라상과 함께 했었습니다. 2차, 3차.. 계속 읽씹 당해던 그 때도 맹세컨데 감사하게 생각했습니다. 모든 내담자분들이 저와 같은 마음이실거라 생각하고, 재회 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상담사님 덕분에 긴 시간 사람답게 버틸 수 있었다는 걸 이 자리를 빌어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다시 제 얘기로 돌아오면, 그렇게 모든 걸 포기하고 마지막으로 수행한 4차 지침에서 바라고 바라던 기적의 반전을 겪었습니다. 그 동안 상담사님이 말씀하셨던 '염치가 없어서 연락을 못하는 겁니다' 라는 분석이 모두 다 옳았다는 걸 알게 되었고, 진짜 모든 걸 포기했을 때 재회가 찾아오니 얼떨떨 하기도 했습니다.

4차 지침을 보내자마자, 남편은 많이 후회했다, 너무 미안해서 사과조차 할 수 없었다, 그 여자는 이미 예전에 정리했다, 내가 모든 걸 망쳤다, 힘들어서 농약을 마시려고 했다, 그 때 니가 보낸 문자(2차, 3차)를 봤다. 너도 내 생각을 조금은 하는구나 싶어서 살고 싶어졌었다, 난 마땅히 고통 받아야 한다, 내가 어찌 감히 너에게 연락을 하겠냐라며 빌더군요. 그리곤 며칠 뒤 1년 반 만에 처음으로 만났는데 시켜 놓은 음식이 식을 때까지 먹지도 못하고 같이 한참을 울었습니다.. 우리가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그렇게 차갑고 단호하게 이혼하자 했던 사람이 저와 아들 곁으로 돌아온 게 믿기지가 않네요. 지금은 다시 썸을 타듯 관계 회복 중에 있습니다. 한 땐 공황장애에 시달렸었는데 이젠 가정에 충실하고 저에게 최선을 다하겠다며 연애 할 때처럼 헌신하는 남편을 보며 웃고 있는 제가 있네요.

 

후기를 적으며 지난 날을 회상하니 눈물이 나는데 절절한 마음으로 적고 있는 것에 반해 글솜씨 부족으로 흔하디 흔한 재회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다듬고 다듬은 후기인데 속상하네요 ㅠㅠ 그래도 상담사님께서는 제 진심을 알아주실거라 생각합니다.

상담사님을 믿으세요

지침을 따르세요

상대가 평생 못 잊습니다

재회를 포기할 때 재회가 됩니다

이런 뻔한 말들이 왜 모든 재회후기에서 나오는 지 직접 재회를 해 보니 알겠습니다. 상담사와 내담자 사이의 믿음이 재회 확률을 높이는 최고의 지름길이었습니다. 손수현 상담사님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재회까지 이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메일에선 '제가 한 건 없습니다. xx님께서 다 해내신 겁니다' 라고 하셨지만 상담사님이 없으셨다면 버틸 수 없었습니다. 말로 더 표현할 수 없을만큼 감사드려요. 마음을 다해 감사드립니다.

 

저는 이렇게 아트라상을 떠나지만 이 감사함은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손수현 상담사님과 아트라상의 모든 분들 항상 건강하시고, 부끄러운 가정사를 용기 내어 담아낸 후기이니 장기전이 되고 있는 내담자분들이나 저처럼 특수한 케이스의 내담자분들께 제 후기가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전 이제 새롭게 가정을 꾸려나가기 위해 모든 흔적을 지우고 이 후기만 남겨두려 합니다. 손수현 상담사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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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현 후기 분석

 

 

 

내담자를 처음 만났을 때가 기억납니다. '상담사님을 믿고 왔습니다. 실패해도 괜찮습니다. 저를 최선을 다해 도와주실 수 있으실까요?' 하고 저에게 물었습니다. 정말 나이스한 내담자였습니다. 실패에 대한 부담 없이 제가 마음껏 도와드릴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1년 6개월 전, 저는 이러한 '이혼 재결합' 케이스에 대한 자신이 붙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미 수많은 비슷한 케이스들을 다뤄보았고, 재회 시킨 경력도 많았기 때문입니다. 한참 자신이 있을 때 내담자가 저를 찾아온 것입니다.

 

케이스 자체는 심플했습니다. 사연 글을 다 읽기 전에, 저는 직감적으로 남자가 새로운 여자가 생겼으리라 판단했습니다. 갑자기 저런 식으로 돌아서는 것이 말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리바운드가 생겼을 경우 저런 식으로 상대방의 반응이 휙 돌아서는 식으로 나옵니다. 믿을만한 보험이 있었다는 얘깁니다.

결과적으로 우리 쪽에 확실한 명분이 있기 때문에, 강력 지침을 보내어 프레임을 급격히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또한 상대방이 '너 때문에 결혼 생활이 망쳐지고, 내가 바람난 것이다!' 라는 합리화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것을 깨 부숴야 했습니다. 죄책감을 주어 프레임을 우선 높여놓자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1차, 2차 지침 후-

 

 

 

1차 지침 후 상대방의 반응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범위 내였습니다. 당연히 상대방의 가치를 크게 깎고 프레임을 높이기 때문에, 자존심 발동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상대가 열폭하는 반응을 보면서 저는, '지침 문자가 제대로 들어갔구나. 크게 타격을 받아 저렇게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라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내담자 역시 같은 판단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론 이해도 자체가 높아서 내담자도 상대방의 자존심 발동에 흔들리지 않았던 것입니다.

 

같은 의미에서 2차 지침이 씹힐 것 또한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1차 지침에서 워낙에 강력한 타격을 받았기 때문에, 2차 지침을 씹음으로써 복수를 하려고 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예상대로 상대방은 2차 지침을 씹었습니다. 그러나, 2차 지침에서 가능성 제시와 약간의 자존심을 풀어주는 말을 해 뒀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남자는 여자에 대한 생각이 스멀스멀 생기리라 생각했습니다.

 

 

 

 

3차 지침 후-

 

3차 지침까지 씹혔을 때는 저 또한 약간은 당황했습니다. 내담자의 프레임은 높고, 2차 지침으로 자존심도 풀어주었는데, 만남 유도에 반응이 없다... 내담자 자체는 저를 굉장히 신뢰하고 있었으나, 저는 어떻게 빨리 재회로 이끌어 드려야 하나 수많은 생각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나의 상담글을 두고 2시간 이상 고민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쯤이면 내담자의 프레임이 크게 높아져 옆에 있는 리바운드에게는 마음이 가지 않고, 이미 정리가 되었을텐데 연락이 오지 않을 이유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고민 끝에 '상대방이 반성은 했지만 염치가 없어서 연락하지 못하는 것이다' 라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제 예상이 적중던 것입니다. 만약 상대방이 반성이 없었다면, 2, 3차 지침에 똑같이 악담을 보내거나 화를 냈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반응이 없었던 것으로 보아, 자신도 할 말이 없을만큼 1차 지침에 수긍을 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너무나 염치가 없어서 내담자에게 연락도, 답장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저는 마지막으로 프레임을 강하게 높이면서도 만남을 유도하는 지침을 주었고, 남자가 드디어 반응을 보였습니다. 1년 6개월 동안 쌓였던 모든 것을 다 토해내는 반응이었습니다. 저도 상담을 진행하면서, 1차 지침으로 올린 프레임의 힘이 이 정도로 강력하구나 하고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후기들을 보면 '몇 년이 지났는데도 계속 연락이 왔습니다' 라는 구절이 있는 것입니다. 프레임을 높이면, 이는 정말 오랜시간 지속됩니다.

오랜 시간 기다리면서 초조했을텐데도, 저에게 탓을 돌리지 않고 스스로 이론 이해를 위해 힘쓴 내담자가 참 기특합니다. 또 이렇게 한 명의 내담자와 인연을 맺게 되니, 뿌듯하고 기분이 좋네요 ^^

 

 

 

 

관련 후기와 칼럼 -

 

 

 

https://blog.naver.com/wishia/220714761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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